치솟는 배달비와 엔데믹이 배달 앱 이탈로 이어지자, 배달의민족(배민)이 대책을 내놨다. 소비자의 배달 이용료 부담을 기존 단건 배달보다 30% 가량 낮춘 신규 서비스를 출시한 것. 배달료 인하 카드가 소비자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
무슨 일이야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새로운 배달 서비스 ‘알뜰배달’을 출시한다고 20일 밝혔다. 라이더가 동선에 따라 일부 주문을 묶어서 배달하는 서비스다 .배민 라이더가 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하는 단건 배달 ‘배민1’이 기존 ‘한집배달’과 ‘알뜰배달’ 2종으로 나뉘는 것.
배민 측은 “기본 배달보다 음식을 빨리 받아볼 수 있고, 라이더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배민1의 장점을 살리면서 주문당 배달비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알뜰배달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배민은 지역별 주문 건수와 고객 밀집도, 라이더 운영 상황 등을 고려해 다음 달 19일 대구, 26일 인천 연수, 경기 하남·군포 등에서 알뜰배달을 시범 운영하고 점차 적용 지역을 확대한다.
얼마나 저렴해지는데
소비자가 배민1 주문시, 배민은 음식점 업주(배달료)와 소비자(배달팁)로부터 총 6000원의 배달 중개료를 받는다. 음식점 업주는 배달료와 배달팁의 비중을 재량껏 정할 수 있는데, 보통은 업주와 소비자가 5:5로 3000원씩 부담하는 편.
배민에 따르면, 알뜰배달 주문시 소비자가 내는 배달팁은 평균 2000원 안팎으로 기존 배민1(건당 3000원 기준)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주문 금액과 거리, 시간대, 지역 등에 정확한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음식점 업주는 기존처럼 배달료 2500~3300원(VAT 별도)를 부담하고 배달료 외에 주문 중개 수수료율(6.8%)도 그대로지만 업주나 소비자 라이더 모두 선택지가 늘어난다.
이게 왜 중요해
① 배달 이용자 이탈 가속화: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요기요·쿠팡이츠 등 3대 배달 앱의 월간이용자수(MAU)는 2922만명을 기록했다. 2021년 3월(3195만명) 이후 3000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 추세. 플랫폼별로 보면 배민은 1953만명으로 지난해 2월(2070만명) 대비 5.7% 줄었지만, 같은 기간 요기요는 888만명에서 648만명, 쿠팡이츠는 629만명에서 321만명으로 각각 27%, 49% 급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코로나 수혜도 사라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음식의 온라인 거래액은 26조 339억원으로 전년대비 1.4% 늘었다. 2019년 9조 7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 17조 3000억원, 2021년 25조 7000억원으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지난해는 1%대 증가에 그쳤다. 시장 정체 혹은 침체 위기를 맞이한 것.
② 치열해진 데이터 싸움: 배민은 그간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 알뜰배달을 출시했다고 강조한다. 배민 관계자는 “2021년 6월 배민1 출시 이후 직접 배달 건수가 늘면서 소요 시간이나 동선 등 데이터가 쌓여 배달 효율을 높일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요기요도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2020년 7월 도입한 ‘요기요 익스프레스’는 AI 배차 시스템을 적용해 라이더가 효율적으로 여러 곳에 배달할 수 있도록 동선을 짜준다.
더 알면 좋은 것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3사 모두 매출은 늘었지만 적자 폭은 커지고 있는 상황. 3사가 주목하는 신성장 동력은 도심 근거리 배달서비스인 퀵커머스다. 배민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하던 퀵커머스 ‘B마트’를 부산·대구 등으로 확장했다. 요기요는 요마트·요편의점·스토어로 퀵커머스 카테고리를 넓히고 뷰티·화훼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이츠 마트도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에서 시범 운영 중. 이츠오리지널 ·블루리본 등 맛집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