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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전 "밑도 안닦는 朴" 논란된 정의구현사제단, 尹 퇴진 외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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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이 2013년 11월 22일 전북 군산 수송동성당에서 '불법·부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 미사를 마친 뒤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천주교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이 2013년 11월 22일 전북 군산 수송동성당에서 '불법·부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 미사를 마친 뒤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사제단 "굴욕 정상회담, 민심 폭발 직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정의구현사제단)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 미사를 전북 전주에서 연다. 2014년 3월 같은 장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사퇴와 국가정보원 해체를 촉구하는 미사를 연 지 9년 만이다.

정의구현사제단은 "20일 오후 7시 전주시 전동 풍남문광장에서 '검찰 독재 타도와 매판매국 독재 정권 퇴진 촉구' 시국 미사를 봉헌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정의구현사제단이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건 처음이다. 전주 한옥마을 인근에 있는 풍남문광장은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가 설치된 곳이다.

정의구현사제단은 "대통령 3·1절 기념사, 닷새 후 발표된 강제 동원 배상안, 그 뒤를 이은 오므라이스 먹는 굴욕 (한일) 정상회담 때문에 들끓던 민심이 폭발 직전에 있다"며 "윤석열 정권 퇴진을 요구할 때가 왔다"고 했다. 이날 미사 이후 비상시국회의도 열린다. "현 시국에 대한 복음적 성찰을 통해 사제단 정신을 어떻게 실현해 나갈지 의견을 모으는 자리"라고 정의구현사제단은 설명했다.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신부가 2013년 11월 22일 전북 군산 수송동성당에서 열린 시국 미사에서 강론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신부가 2013년 11월 22일 전북 군산 수송동성당에서 열린 시국 미사에서 강론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박근혜 취임 첫해도 군산서 "대통령 사퇴" 외쳐  

천주교 일부 신부로 구성된 정의구현사제단은 1974년 함세웅 신부 등이 주도해 만들었다. 최근 10년 사이 국민의힘 집권 때마다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정의구현사제단은 박 전 대통령 임기 첫해인 2013년 11월 22일 전북 군산 수송동 성당에서 전주교구 주최로 '불법·부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 미사를 열었다. 당시 박 신부는 "NLL(북방한계선), 문제 있는 땅에서 한·미 군사운동을 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하겠어요? 쏴야지" "천안함 사건 났죠? 북한 함정이 어뢰를 쏘고 갔다? 이해가 갑니까?"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샀다.

이에 대해 박 신부는 "북한이 화해와 통일의 대상인 것을 강조할 의도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수단체는 박 신부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해 12월 25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시민 분향소에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신부들이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성탄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5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시민 분향소에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신부들이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성탄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창신 신부, 연평도 포격 옹호성 발언 논란  

정의구현사제단은 군산 미사 넉 달 뒤인 2014년 3월 24일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국정원 등 국가기관 대선 개입 규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국 미사'를 열고 박 대통령 사퇴와 국정원 해체를 촉구했다. 정의구현사제단 신부 100여 명과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때도 박 신부는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화장실 가서 밑도 닦지 않는 사람'으로 비유해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대통령이 진상 규명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납작한 나무로 된 것, 백제인들이 대변 보고 항문 닦았던 것' '밑도 닦지 않고 가면 어떻게 되는 건가' '지금 독일 가서 아마 냄새 풍기고 다닐 것' 등의 말을 했다.

같은 날 대한민국 수호 천주교인 모임과 고엽제 전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풍남문광장 인근에서 맞불 집회를 열고 "사제단이 교회와 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미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전북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1월 22일 전북 전주시 전동 풍남문광장에 마련된 희생자 분향소에서 설날 합동 차례를 지내고 있다. [뉴스1]

'10·29 이태원 참사 전북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1월 22일 전북 전주시 전동 풍남문광장에 마련된 희생자 분향소에서 설날 합동 차례를 지내고 있다. [뉴스1]

자유통일당 "천주교가 나라 배반" 

한편 박 신부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전주지검은 2017년 8월 10일 불기소 처분했다. 2014년 2월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3년 6개월 만이다.

앞서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 회원 100여 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후 2시쯤 전주시 고사동 오거리문화광장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천주교가 나라를 배반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정의구현사제단 해체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부추긴 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파기하고 중국과 협력한 문재인 정부였다"며 "우리는 지소미아를 회복한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적극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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