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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 LIV 골프 첫 정상 등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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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리가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더갤러리 골프장에서 열린 LIV 골프 2차 대회에서 정상을 밟은 뒤 포효하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대니 리가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더갤러리 골프장에서 열린 LIV 골프 2차 대회에서 정상을 밟은 뒤 포효하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33)가 LIV 골프 이적 후 처음으로 정상을 밟았다. 이번 우승으로 지난 15년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벌어들였던 총상금의 ¼가량 되는 잭팟도 함께 터뜨렸다.

대니 리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더갤러리 골프장에서 열린 LIV 골프 2차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카를로스 오티스, 브렌던 스틸, 루이 우스트이젠과 9언더파 204타 동타를 이뤘고, 연장 세 번째 홀에서 힘겹게 웃었다. 케빈 나와 김시환을 포함해 LIV 골프 소속의 교포 선수로는 첫 번째 우승이다.

대니 리는 1990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한국 이름은 이진명. 8살 때 부모님을 따라 뉴질랜드로 건너가 이듬해 처음 클럽을 잡았다. 모친의 영향이 컸다. 티칭 프로인 어머니 서수진 씨로부터 체계적으로 골프를 배웠다.

뉴질랜드 국적을 택한 대니 리는 선수로선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주니어 국가대표를 거쳐 2008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 정상을 밟았다. 타이거 우즈가 갖고 있던 18세7개월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18세1개월로 갈아치웠다. 이듬해 2월에는 유러피언 투어 조니워커 클래식을 제패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09년 프로로 전향한 뒤 맞이한 PGA 투어에선 우승 침묵이 길어졌다. 2014년까지 한 차례도 정상을 밟지 못했다. 감격은 2015년 7월 맛봤다. 그린브라이어 클래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후 또 고난의 시간이 찾아왔다. 경쟁력을 잃으면서 우승권과 점점 멀어졌다. 올 시즌에도 11개 대회 중 컷 탈락이 5차례나 됐다.

결국 대니 리는 LIV 골프로 무대를 옮겼다. 조금 더 편안한 방법으로 상금을 벌 수 있는 길을 택했다. 그리고 이적 후 두 번째 대회인 이번 LIV 골프 투손에서 우승상금 52억 원을 챙겼다. 그동안 PGA 투어에서 벌어들인 약 200억 원의 총상금 중 ¼가량 되는 거액을 곧장 움켜쥐었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연장 두 번째 홀이었던 18번 홀(파4) 홀에서 우승 찬스를 놓쳤다. 2m도 되지 않은 내리막 버디 퍼트가 컵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대니 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 파 퍼트를 성공시켜 승부를 연장 세 번째 홀로 가져갔다. 이어 같은 18번 홀 그린 밖 러프에서 힘차게 때린 7.5m짜리 버디 퍼트가 깃대를 맞고 홀로 빨려들어가 스틸과 우스트이젠을 제쳤다.

케빈 나, 김시환 등과 함께 우승 감격을 나눈 대니 리는 “2015년 이후 정상을 밟지 못했다. 우승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 이를 바꿨다. 다시 좋은 골프를 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LIV 골프는 일주일간 휴식기를 가진 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오렌지카운티내셔널에서 3차 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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