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오늘 푸틴 만난다…전쟁중재·군사협력 ‘양수겸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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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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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70·얼굴) 중국 국가주석이 20~22일 모스크바를 찾아 우크라이나 위기 ‘중재 외교’에 나선다. 러시아를 국빈방문하는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20일 비공개 양자 회담, 21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은 이번이 40번째다. 러시아 방문은 시 주석이 첫 국가주석 취임 직후인 2013년 3월 22~24일 국빈방문 이래 9번째로, 2019년 6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시 주석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화상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8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양국 지도자에게 12개 항목의 중국 중재 방안을 설명할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국가주석 3연임에 성공한 지난 10일 중동의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국교 정상화를 중재한 데 이은 외교 행보다.

시 주석은 중재 외교와 병행해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도 강화할 전망이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은 지난 17일 “(중·러 정상회담에서) 군사 기술 협력 문제가 반드시 논의될 것”이라며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드미트리 슈가예프 연방 군사기술협력국장이 회담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쇼이구 장관의 중국 카운터파트인 리상푸(李尙福·65) 중국 신임 국방부장의 배석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주 중국 전인대에서 신임 국무위원 서열 1위에 선출된 리 부장은 2018년 9월 러시아 무기 구매를 이유로 미국 국무부 제재를 받고 있다. 미국이 제재하는 인사가 중·러 정상회담장에 등장할 경우 미국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는 양국 관계를 부각하는 모양새가 된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중국 기업이 러시아에 돌격용 소총과 드론 부품, 방탄복 등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장비를 수출했다고 지난 16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지 말라고 경고해 왔다. 이 때문에 이번 순방에서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 군사협력 강화에 합의할 경우 어느 정도 수준까지로 발표할지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마리우폴을 전격 방문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범죄 혐의로 발부된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여러 차례 전선을 찾아 병사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전략전술을 논의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푸틴 대통령은 대체로 크렘린궁에 머무르며 원격으로 전쟁을 지휘해 왔다고 전했다.

ICC는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강제로 러시아로 데려간 사실이 확인됐다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리야 알렉세예브나 리보바-벨로바 러시아 대통령실 아동인권 담당 위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법정에 설 가능성은 거의 없어 ICC의 조치는 상징적이다. 2016년 러시아의 ICC 탈퇴로 ICC는 러시아 연방과 시민에 대한 관할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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