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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중재에 중·러 군사협력…시진핑의 ‘양수겸장’ 러시아行

중앙일보

입력

지난 2013년 3월 22일 국가주석 취임 첫 국빈방문으로 러시아를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013년 3월 22일 국가주석 취임 첫 국빈방문으로 러시아를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70) 중국 국가주석이 모스크바를 찾아 우크라이나 위기 ‘중재 외교’에 나선다. 20~22일 러시아를 국빈방문하는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20일 비공개 단독 양자회담을 갖고 21일에는 중·러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시 주석은 이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화상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양국 지도자에게 12개 항목의 중국 중재 방안을 설명할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10일 국가주석 3연임에 성공한 당일 중동의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외교 관계 복원을 중재한 데 이은 외교 행보다.

앞서 지난달 22일 왕이(王毅) 정치국 위원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났고, 이달 16일에는 친강(秦剛)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중국 측 중재안을 논의했다. 왕원빈(王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러시아 방문에 대해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객관·공정 입장을 견지하고 평화와 회담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발휘하겠다”고 예고했다.

시 주석은 중재 외교와 병행해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도 강화할 전망이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이번 모스크바 정상회담에서 “군사 기술 협력 문제가 반드시 논의될 것”이라며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드미트리 슈가예프 연방 군사기술협력국장이 회담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쇼이구 장관의 중국 카운터파트인 리상푸(李尙福·65) 중국 신임 국방부장의 배석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 주 중국 전인대에서 신임 국무위원 서열 1위에 선출된 리상푸 부장은 지난 2018년 9월 러시아 무기 구매를 이유로 미국 국무부에 의해 제재를 받고 있다. 미국이 제재하는 인사가 중·러 정상회담장에 등장할 경우 미국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는 양국 관계를 부각하는 모양새가 된다.

앞서 16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중국 기업이 러시아에 돌격용 소총과 드론 부품, 방탄복 등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장비를 수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지 말고 공개 경고해 왔다. 이때문에 이번 순방에서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 군사협력 강화에 합의할 경우 어느 정도 수준까지로 발표할지 주목된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은 이번이 40번째다. 러시아 방문은 시 주석이 첫 국가주석 취임 직후인 2013년 3월 22~24일 국빈방문 이래 9번째로 2019년 6월 이후 약 4년만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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