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건 말건 먼저 꽃 틔운다…‘변산아씨’ 독한 생존 전략

  • 카드 발행 일시2023.03.20

봄인가 했더니 별안간 한겨울이 됩니다.
기온이 영상 20도에서 영하 10도로 쑥 내려가니 말입니다.

해도 해도 너무하다 싶은 꽃샘추위니
‘변산아씨’가 얼지나 않았을까 염려됩니다.

난데없는 ‘변산아씨’ 타령이냐고요?

언제부턴가 너나없이 변산바람꽃을 ‘변산아씨’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하도 고우니 꽃이라기보다 ‘아씨’라 부르게 된 겁니다.

그런데 이 고운 ‘아씨’들은 어쩌자고 이맘때 꽃을 틔울까요?
여차하면 얼기 십상일 텐데 말입니다.

여기엔 그들만의 삶의 전략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제아무리 추위에 얼지언정
이렇게라도 살아내야 할 이유가 있는 겁니다.

우선 그들은 어떤 꽃보다 먼저 꽃을 틔우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경쟁자들을 피해 먼저 수정하고 씨를 맺는 거죠.
남녘에선 숫제 2월에 꽃을 틔우는 ‘아씨’도 있을 정도입니다.

나아가 이들은 자기 스스로 꽃을 바꾸는 진화를 택했습니다.
이를테면 꽃받침을 꽃잎처럼,
꽃잎을 꿀샘처럼 바꾼 겁니다.

왜 그랬을까요?
벌·나비가 거의 없는 추운 날들이니
그나마 있을 벌레를 유혹하려고 자기 몸을 매혹적으로 바꾼 겁니다.

위 사진을 자세히 보십시오.
꽃잎처럼 보이는 하얀색은 원래 꽃받침이고요.
꿀샘처럼 보이는 연두색이 원래 꽃잎인 겁니다.

이렇듯 종족을 잇기 위해
척박한 환경을 마다치 않고
자기 몸을 바꾸며 진화해 온 변산바람꽃인 겁니다.

사실 꽃도 곱습니다만,
그들의 처연한 삶을 알기에 더 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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