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디바리 들고 온 미우라 후미아키 “친구의 나라 한국서 리사이틀 기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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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하노버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한 일본의 바이올리니스트 미우라 후미아키. 31일 국내 첫 단독 리사이틀에서 바흐와 브람스 등을 들려준다. 사진 인아츠프로덕션

2009년 하노버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한 일본의 바이올리니스트 미우라 후미아키. 31일 국내 첫 단독 리사이틀에서 바흐와 브람스 등을 들려준다. 사진 인아츠프로덕션

하노버 콩쿠르라고도 불리는 요제프 요아힘 콩쿠르는 1991년 시작돼 역사가 그리 길지는 않다. 하지만 2위 이상 입상한 국내 연주자에게 병역 특례가 주어지는 비중 있는 콩쿠르다. 2009년 대회 우승자가 일본 바이올리니스트 미우라 후미아키(30). 2위는 클라라 주미 강, 3위는 이유라였다. 당시 16세의 미우라는 역대 최연소 우승자로 기록되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주음악가로도 활약했다.
 미우라 후미아키가 31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평창대관령음악제, 경기실내악축제 등 국내 페스티벌에 참가한 적 있지만 단독 리사이틀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우라는 서면 인터뷰에서 “첫 리사이틀로 한국에 돌아오게 되어 기쁘다.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한국 출신 음악가 친구들이 많다. 작년에는 좋은 친구이자 훌륭한 연주자인 첼리스트 송영훈의 초대로 경기클래식페스티벌에 참여했는데 정말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9년 16세 때 하노버 콩쿠르 최연소 우승 #31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첫 한국 리사이틀 #그리그 콩쿠르 우승 타카기 료마가 피아노 연주

이번 공연의 피아노는 2018년 그리그 콩쿠르 우승자인 타카기 료마(31)가 맡는다. 미우라는 “타카기는 훌륭한 피아니스트일 뿐만 아니라 탁월한 실내악 연주자"라며 "우린 둘 다 빈에서 수학했다는 동일한 뿌리를 갖고 있다. 최고의 조합”이라고 했다.

도쿄에서 태어나 도호음악원에서 토쿠나가 츠기오에게 배우며 음악을 시작한 미우라는 이후 빈으로 건너가서 파벨 베르니코프와 줄리안 라흘린을 사사한다. 16세부터 핀커스 주커만에게 멘토링과 지도를 받으며 세계 무대를 준비했다. 그는 자신에게 영향을 준 바이올리니스트로 아이작 스턴과 핀커스 주커만을 꼽았다.

최근 국제 콩쿠르에서 일본 국내파 연주자듪이 잇따라 입상한다. 이에 대해 미우라는 "한국도 비슷하지만 일본에도 좋은 선생님과 좋은 음악 교육 시스템이 있다"고 했다. 사진 인아츠프로덕션

최근 국제 콩쿠르에서 일본 국내파 연주자듪이 잇따라 입상한다. 이에 대해 미우라는 "한국도 비슷하지만 일본에도 좋은 선생님과 좋은 음악 교육 시스템이 있다"고 했다. 사진 인아츠프로덕션

“토쿠나가 선생님께 기본을, 베르니코프 선생님께는 다채로운 음악에 대해, 라흘린 선생님에게는 독주자가 되는 법을, 주커만 선생님께는 기본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이런 훌륭한 음악가분들께 배울 수 있었던 저는 정말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공연에서 미우라는 바흐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BWV1016,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2번,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소나타 2번,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5개의 멜로디를 연주한다. “가장 좋아하는 레퍼토리인데, 같은 곡들로 타카기 료마와 여러 차례 공연해 익숙하다. 각기 다른 시대의 작곡가들 작품들로 한국 청중과 떠나는 음악 여행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은 위트레흐트 리스트 콩쿠르에서 피아니스트 구로키 유키네,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마에다 히나 등 국내파 연주자들이 잇달아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일본 교육의 특별함을 묻자 미우라는 "한국도 비슷하지만 일본에도 다행히 좋은 선생님들과 좋은 음악 교육 시스템이 있다"면서도 "많은 한국 출신 연주자들이 콩쿠르에서 강세를 보인다”고 했다.

미우라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부친이 20년 넘게 도쿄필 악장을 맡고 있는 미우라 아키히로이다. 2015년 한·일 수교 50주년 기념 서울시향 도쿄필 합동공연에서도 악장을 맡았다. 어머니 역시 바이올리니스트로 어린 학생들을 가르친다.

지난해 로열 필하모닉의 상주 음악가 경험을 묻자 미우라는 “카도건 홀에서 도밍고 힌도얀의 지휘로 연주한 브람스 협주곡이 기억에 남는다. 로열 필과의 돈독한 우정 덕분에 실내악처럼 음악적이고 흥미로운 연주가 완성됐다”며 “로열 필은 정말 대단한 오케스트라다”라고 말했다.

사용하는 악기는 무네쓰구재단이 대여해 준 1704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비오티’. 이번 공연에서도 사용한다. 비오티에 대해 미우라는 “밝은 면도 있지만 어두운 면도 있다. 나는 그 ‘다크함’을 좋아한다. 처음 연주한 순간부터 내 심장과 연결돼있다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클래식 외에 재즈도 가끔 듣는다는 미우라는 평소 먹는 걸 좋아하고 술도 즐긴다. 그는 현재 ARK신포니에타를 지휘하며 이끈다. 매년 10월 산토리홀에서 열리는 도시형 음악축제 ‘ARK클래식 축제’의 상주오케스트라다. 지휘자 활동을 위해 레퍼토리를 확장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한 사람의 연주자이자 인간으로서 ARK신포니에타와 더욱 빛나는 연주를 하고 싶다”고 했다.

류태형 객원기자·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ryu.tae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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