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5일만에 생환' 기적의 땅…골드러시 붐비던 청양에 150억 올인

중앙일보

입력

1967년 충남 청양군 남양면 구봉광산 매몰사고 때 15일 만에 기적적으로 구출된 양창선씨. [중앙포토]

1967년 충남 청양군 남양면 구봉광산 매몰사고 때 15일 만에 기적적으로 구출된 양창선씨. [중앙포토]

1967년 8월 충남 청양군 남양면 구룡리 구봉광산. 끔찍한 매몰 사고가 발생했다. 지하 125m 갱도에서 일하던 광부 양창선(당시 36세)씨가 갇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그의 생환을 기원하기도 했다.

양씨는 매몰 15일(368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그의 생존은 처절했다. 사고 전 62㎏ 정도였던 몸무게는 보름 만에 45㎏으로 줄어 있었다. 양씨는 생환 이후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나눠 먹고, 천장에서 떨어지는 지하수로 버텼다”고 말했다. 양씨가 버틴 ‘15일’은 국내 광산 매몰 사고 가운데 최장 생존 기간으로 남아 있다.

1950~60년대 국내 최대 금광 명성

일제 강점기인 1911년 개발을 시작한 구봉광산은 1970년까지 국내 최대 금 생산 광산으로 명성을 떨쳤다. 1971년 채굴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뒤 1994년 폐광 때까지 구봉광산에서 캐낸 금은 1만3332㎏(현 시세 1조755억400만원)에 달했다. 채굴한 은의 양도 3410㎏이나 됐다. 군복무시절 통신 업무를 담당했던 그는 망가진 군용 전화기를 이용, 갱도 밖과 연락하며 생환에 대한 기대감을 놓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산 개발이 한창이던 1950~60년대 청양군 남양면의 인구는 4만5000여 명까지 늘어났다. 현재 청양군 전체 인구(3만127명)보다 많은 규모다. 하지만 금과 은 채굴량이 급감하면서 구봉광산의 명성도 시들어갔고, 결국 1994년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다. 구봉광산은 폐광 이후 충남도가 매입, 종합사격장 건립을 추진했지만 과도한 사업 비용과 적자 운영이 예상되면서 결국 무산됐다.

1950~60년대 국내 최대 금광이었던 충남 청양군 남양면 구봉광산 모습. [중앙포토]

1950~60년대 국내 최대 금광이었던 충남 청양군 남양면 구봉광산 모습. [중앙포토]

한때 국내 최대 금광이었던 청양 옛 구봉광산 일대가 파크골프 중심지로 바뀐다. 충남도는 14일 청양군, 대한파크골프협회(파크골프협회)와 ‘대한파크골프협회 충남도 이전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108홀 규모 파크골프장 신축…연간 20만명 방문

협약에 따라 파크골프협회는 2025년 6월까지 청양군 남양면 구룡리 옛 구봉광산 일대 14만6125㎡ 부지에 협회 사무실과 교육센터, 전국 최대 규모인 108홀 파크골프장을 신축할 예정이다. 현재 대한파크골프협회는 서울에 있다. 협회 이전과 골프장 조성 등에는 국비 포함 총 150억원이 투입된다.

협회 이전과 골프장 조성이 완료되면 청양이 파크골프 중심지로 발돋움할 것으로 충남도는 기대하고 있다. 연간 20여 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대한파크골프협회 직원 등 상주 인원은 10명 안팎이다. 하지만 협회에서 지도자와 심판, 어르신 강사 교육이 진행된다. 또 매년 10회 이상 전국대회가 개최될 수 있다. 사람이 몰린단 의미다.

1950~60년대 국내 최대 금광이었던 충남 청양군 남양면 구룡리 소재 구봉광산이 파크골프장으로 변모한다. 사진은 구봉광산 위치도. [사진 청양군]

1950~60년대 국내 최대 금광이었던 충남 청양군 남양면 구룡리 소재 구봉광산이 파크골프장으로 변모한다. 사진은 구봉광산 위치도. [사진 청양군]

파크골프는 면적(18홀 기준)이 2만㎡ 정도다. 일반 골프장(60만~100만㎡)의 50분의 1 수준에 불과해도 가능하다. 현재 임야와 잡종지 상태인 구봉광산 일대는 대부분 충남도 소유라 부지 매입과 행정 절차에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게 관계 당국의 설명이다.

파크골프, 나무채로 공쳐서 넣는 방식

파크골프는 골프채와 비슷한 나무 채(86㎝·600g) 하나 만으로 6㎝ 크기의 플라스틱 재질 공(일반 골프공 4.2㎝)을 쳐 홀에 넣는 방식의 경기다. 보통 4인 1조로 게임을 진행하고 최종 코스까지 타수가 가장 적은 선수가 승리하게 된다.

충남도는 생활체육을 통한 노인층의 건강 증진과 의료비용 절감을 위해 청양 구봉광산 파크골프장과 별도로 내년까지 도내 각 시·군에 30개(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신설할 방침이다. 현재 충남 도내 파크골프장은 28곳이 운영 중이며 생활체육동호회 등록 동호인(2022년 기준)은 5843명이다.

1서울 영등포구 양화동에 마련된 연습장에서 중창년층 어르신들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우상조 기자

1서울 영등포구 양화동에 마련된 연습장에서 중창년층 어르신들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우상조 기자

김태흠 충남지사는 “어르신의 건강 유지를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이 필요한데 파크골프는 노년층을 운동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크다”며 “대한파크골프협회와 교육센터 유치를 계기로 충남을 파크골프 메가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