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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도보다 베트남 더 겁내는 이유…내달 인구 1억 돌파에 '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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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인구가 다음 달 1억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11일 베트남 국영방송 VTC는 베트남 통계총국의 데이터를 인용해 오는 4월 베트남 인구가 1억명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예측이 현실이 된다면 베트남은 세계 15번째, 아시아 8번째 ‘억 단위 인구’ 보유국이 된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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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라가 있으니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베트남의 ‘인구 1억 클럽’ 가입 소식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다 인구 대국이 된다는 예측이 나왔을 때보다 더 말이다.

온도 차는 해당 소식을 전하는 현지 매체의 논조에서부터 느껴진다. “인도엔 인구만 있고, 배당*은 없다” “세계 1위 빼앗긴 중국, 걱정할 필요 있는가?” 등의 기사 제목은 “베트남 인구 1억 돌파, 무엇을 의미하는가” “GDP 성장률 중국 3배! 중국 덕 보던 베트남, 우뚝 설 것인가” 등으로 바뀌었다.

*인구 배당(Demographic dividend): 중국이 인구 구조를 논할 때 자주 쓰는 표현으로, 노동인구가 노령인구를 크게 웃돌아 경제에 활력을 가져다주는 효과로 해석된다.

인도는 안 무섭고 베트남은 무섭다?

유엔이 올해 인도의 인구수가 중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예측했을 때, 대다수의 현지 매체는 인도의 문맹률이 높고 노동 참여율이 낮다는 점을 꼽아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는 입장을 펼쳤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광명일보(光明日報)의 인터넷판 광명망(光明網)은 전문가를 인용해 인도의 방대한 인구가 실제 인구 보너스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규모 우위가 경쟁 우위로 전환되려면 인구의 총량 외에도 구조와 질이 중요한데, 인도는 후자를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타이메이티(鈦媒體)는 전 세계 문맹 인구 3분의 1이 인도에 살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해 도시화와 산업화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제커(Zaker)는 인도의 합계 출산율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고, 여성의 노동참여율이 10%에 불과해 (중국의 경우 69%) 전망이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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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베트남의 인구 증가에 대해선 인도 때와는 사뭇 다른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재경 분야 뉴미디어 매체 국민경략(過敏經略)은 “베트남의 상황은 인도와 대조적”이라며 “베트남 인구는 1억 명에 불과하지만 성인 문해율이 90%를 넘고 전체 노동 참여율도 70%를 넘어 인구 배당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인터넷판 환구망(環球網)도 베트남이 인구 배당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을 편 전문가 칼럼을 실었다. 상당수의 현지 매체가 인도보다 베트남의 잠재력을 더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1억명 돌파해도 인구 14배 차이 나는데…중국 떨고 있나?

제로 코로나 정책 및 미-중 무역 분쟁 여파로 지난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제조 기지를 이전하는 기업들이 다수 포착됐다. 애플의 협력업체인 폭스콘(Foxconn)은 맥북의 신형 기종 생산을 베트남으로 이전했으며, 샤오미의 협력업체인 DBG테크놀로지(DBG Technology)도 베트남 북부 지역에서 스마트폰 생산을 시작했다.

사진 assembly me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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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저렴한 인건비, 안정적인 공급망, 우수한 대외무역환경 등을 앞세워 ‘넥스트 차이나’로 부상하고 있다. 아직은 중국의 성(省)하나 규모에 그치지만, 베트남의 젊은 노동력과 높은 노동 생산성은 중국을 긴장하게 한다.

베트남은 2030년까지 고중소득 국가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는 중국이 세운 2035년 중진국 도약 목표보다 5년 더 빠르다. 이 차이만으로 양국 간 우위를 가르는 것은 어려우나, 베트남의 경제성장과 인구 증가를 예의주시하는 중국의 눈초리가 매서운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베트남은 8.02%의 경제성장률은 기록하며 1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초 베트남 정부의 목표치였던 6.0%를 초과 달성하고, 아시아개발은행(6.5%)과 세계은행(7.5%)의 전망치도 모두 뛰어넘었다. 반면에 중국은 지난해 1976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당초 중국은 5.5%의 경제성장률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3.0%에 그쳤다.

권가영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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