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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 위협”에 어른거린 편견과 차별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31호 21면

미국에서 찾은 아시아의 미

미국에서 찾은 아시아의 미

미국에서 찾은 아시아의 미
황승현 지음
서해문집

황화(黃禍, yellow peril). ‘백인종에게 위협이 되는 황인종, 또는 그 위협’을 뜻한다. 19세기 세계를 휘젓던 유럽 제국주의 세력은 아시아 끝의 섬나라 일본의 거센 도전에 위협을 느낀다. 그런 일본을 겨냥해 독일 황제 빌헬름 2세가 만든 용어다. 19세기 중반 미국 서부 개발기에 많은 중국인, 이른바 쿨리(苦力)가 일자리를 찾아 태평양을 건넜다. 몰려드는 쿨리를 보며 미국의 주류인 유럽 출신 백인들이  느낀 감정도 일종의 황화였다.

책의 뼈대는 쿨리로부터 면면히 이어진 동북아인의 미국 이민사다. 그렇다고 사건만 나열한 단순한 역사서는 아니다. 미국 백인들에게 동북아인 이민자가 어떻게 비쳤는지, 그렇게 비친 사정과 배경이 뭔지 설명한다. 그 기저에도 황화가 있고, 따라서 대부분 편견과 차별 이야기다. 또 차별 완화 과정인 미국 정부의 이민 정책 변화도 함께 다룬다. 대학 영문과 교수이자 극단 예술감독인 저자는 미국 소설·영화·연극·드라마 등 대중문화 속에 그려진 동북아인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아모레퍼시픽이 지원하는 연구사업 공모를 통해 펴낸 책이다. 책 제목에 ‘아시아의 미’가 등장하는 건 그런 맥락 때문으로 보인다. 읽으면서 굳이 ‘미’ 이야기를 찾으려 애쓸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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