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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약 먹은뒤 女처럼 가슴 봉긋"…억측 난무 여유증의 진실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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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형 유방증 오해와 진실
가벼워진 옷차림에 남모를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여성형 유방증(여유증)을 앓는 남성들이다. 여유증은 남성의 가슴이 여성처럼 봉긋 튀어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두꺼운 옷과 외투로 가슴을 가릴 수 없는 봄과 여름철에 크나큰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환자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억측이 난무하는 여유증. 여유증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짚어본다.

여유증 수술은 미용 성형이다 △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여유증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미용이 아닌 치료 목적으로 수술을 받을 수도 있고 환자가 그 둘의 효과를 모두 기대할 수도 있어서다. 치료를 위해 수술을 받는 경우는 진성 여유증에 해당한다. 여유증은 크게 가성 여유증과 진성 여유증으로 나뉜다. 가성 여유증은 가슴에 지방이 축적돼 생기고, 진성 여유증은 호르몬 불균형으로 유선 조직이 증식해 발생한다. 진성 여유증으로 유선 조직이 발달했다면 조직 절제와 같은 치료가 이뤄지게 된다. 건강보험도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진성 여유증이라고 해서 무조건 건강보험 대상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육안으로 보이는 가슴의 발달 상태뿐 아니라 피부의 처짐 정도, 초음파와 혈액검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탈모약 복용 후 여유증이 생길 수 있다 ○

여유증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호르몬 불균형이기 때문에 남성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을 복용해도 가슴이 나올 가능성이 존재한다. 탈모약이 대표적이다. 약 복용을 중단하면 가슴이 원상태로 돌아갈 수 있으나 회복 기간은 제각각이다. 짧게는 한두 달 내에 바로 효과가 나타나고, 길게는 6개월에서 1년까지도 여유증 증상이 남아 있다. 이 밖에 건강상의 문제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간에서 대사돼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해도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진성 여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여유증 치료는 수술만 가능하다 X

‘여유증 치료’ 하면 흔히들 수술을 떠올리지만 약물치료만으로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또 일시적인 호르몬 불균형으로 13~14세 사춘기 청소년에게 나타나는 여유증은 보통 별다른 조치 없이 10대 후반이 되면 자연히 사라진다. 비만으로 가슴이 커진 가성 여유증의 경우에도 식단 조절이나 운동을 통한 체중 조절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수술은 보통 스무 살을 넘긴 성인 가운데 약물치료의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람 등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대학병원을 기준으로 수술에는 통상 3박4일 정도 소요된다. 입원하고 수술을 진행한 뒤 경과까지 살피는 시간을 포함해서다. 소화기계나 신경계 수술과 비교하면 회복도 빠른 편이고 유륜(젖꼭지 둘레에 있는 거무스름하고 동그란 부분)을 따라 수술하기 때문에 상처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수술 후 재발 우려 역시 낮은 편이다.

가슴 운동을 하면 증상이 무조건 완화된다 X

여유증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가슴 운동을 시도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유선 조직의 발달로 생긴 진성 여유증은 가슴 운동과 다이어트만으로 쉽사리 개선되지 않는다. 자칫하면 주변 부위만 살이 빠져 볼록하게 튀어나온 가슴을 더욱 눈에 띄게 만들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압박복도 일시적으로 몸매를 가릴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오랫동안 압박복을 착용하면 몸을 강하게 눌러 혈액순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압박복은 여유증 수술 후 빠른 회복을 위해 착용하며 이때도 길게는 한 달 정도 입을 것을 권장한다.

여유증과 유방암은 증상이 같다 X

간혹 일부 남성들은 여유증과 유방암을 혼동해 병원을 찾기도 한다. 여유증과 유방암 모두 가슴에 멍울이 생길 수 있으나 원인이 무엇인지에 따라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먼저 덩이의 위치다. 여유증일 때는 유두 하방에, 유방암일 때는 보통 유두 주변에 멍울이 잡힌다. 또 여유증은 양측성이 강해 왼쪽과 오른쪽 가슴에서 모두 덩이가 발생하곤 한다. 여기에 통증까지 더해지면 여유증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유두가 옷에 스치거나 가슴을 누르기만 해도 극심한 아픔을 호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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