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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성장률 1.6%로 끌어내린 OECD "금리 인상 위험"

중앙일보

입력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인 부산 남구 감만부두 전경. 송봉근 기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인 부산 남구 감만부두 전경. 송봉근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를 기존보다 더 어둡게 바라봤다. 주요 20개국(G20) 경제 성장률을 올리면서 한국은 끌어내렸다.

OECD는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을 1.6%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성장률 전망(1.8%)에서 0.2%포인트 하향했다. 한국을 제외하고는 일본(1.4%, -0.4%포인트), 호주(1.8%, -0.1%포인트) 등 국가를 어둡게 봤다. 반면 G20의 성장률 전망은 2.6%로 기존보다 0.4%포인트 올려잡았다.

한국 경제성장률이 2%에 미치지 못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0.8%),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맞은 1998년(-5.1%), 2차 오일쇼크가 터진 1980년(-1.6%) 정도다. 1%대 성장률 자체가 위험 신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수출 위주 경제 구조라 글로벌 경기 하락에 유독 취약하고,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제약 영향도 크다”며 “특히 최근엔 경제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경기가 하강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OECD는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해 “중국의 성장이 반등하는 수혜를 볼 것”이라면서도 “금융 긴축 여건에 따른 영향이 (중국 수혜를) 상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OECD는 또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및 기업 부담 가중, 금융기관 불안(SVB 파산 등) 및 가파른 주택가격 하락 등이 위험 요인”이라며 “시장 금리와 채권 가격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해 금융 기관이 더 높은 만기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이 성장을 제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OECD 전망은 정부와 한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1.6%)과 같은 수준이다. 문제는 OECD뿐 아니라 국내외 경제기관이 최근 앞다퉈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추는 ‘추세’란 점이다. 경제는 심리인 만큼 비관론이 힘을 얻을수록 소비·투자가 미뤄져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IMF는 지난해 10월 2.0% 성장을 전망하다 올해 1월 1.7%로 0.3%포인트 하향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지난해 9월 2.3%에서 같은 해 12월 1.5%로 내렸다.

지난해 8월 올해 한국 경제가 2.1%가 성장한다고 내다본 한국은행은 같은 해 11월 1.7%, 지난달엔 1.6%로 연속해 전망치를 끌어내렸다. 지난해 12월 올해 1.6% 성장한다고 내다본 기획재정부는 아직은 전망에 변화가 없다. 기재부는 이날 펴낸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제조업 기업 심리 위축 등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에 기대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어려움을 겪다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 반등한다고 내다봤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해 급상승한 물가나 금리 등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까지 어려움을 겪다 하반기 나아질 것”이라며 “중국 경기 활성화와 반도체 업황 개선이 반등의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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