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ㆍ8 전당대회 후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세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시달리는 더불어민주당과 엇비슷해졌다. 통상 전당대회 후 당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가 아닌 역(逆) 컨벤션 효과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17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도 조사(14∼16일)에서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3월 2주차) 대비 4% 포인트 하락한 34%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은 1%포인트 상승한 33%였다. 불과 2주 전 조사 때만 해도 국민의힘(39%)과 민주당(29%)의 격차는 10%포인트였는데 이젠 1%포인트 차로 확 좁혀졌다.
다른 조사도 유사하다. 엠브레인퍼블릭ㆍ케이스탯리서치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전국지표조사(13일~15일)에서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3월 1주차) 대비 5%포인트 낮아진 34%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은 3%포인트가 상승한 30%였다. 양당의 격차는 12%포인트에서 4%포인트 차로 좁혀졌다.
특히 한국갤럽 조사에서 자신을 중도층이라고 밝힌 응답자만 떼어놓고 보면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24%)보다 민주당(35%)이 훨씬 높다. 전국지표조사에선 김기현 대표의 직무 수행 기대감도 조사했는데 긍정 응답이 37%에 그쳤다. 반년 넘게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고 있는 이재명 대표 긍정 기대치(33%)와 큰 차이가 없다.
당내에선 예상된 후폭풍이란 반응이 나왔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경원 전 의원 불출마 종용 등 친윤계가 보여준 실력행사에 대한 피로감이 김기현호(號)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다는 것이다. 당원 100% 투표로 치러진 선거에서 과반(52.93%)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거꾸로 말하면 당원 중에서도 그를 찍지 않은 표심이 47%나 된다.
취임 직후 김 대표가 단행한 당직 인사마저 친윤 일색으로 꾸려지자 당내에서도 “연포탕(연대ㆍ포용ㆍ탕평)으로 불리기 어렵다”(윤상현 의원)는 지적이 나왔다.
“당ㆍ정 일체가 강조됨에 따라 이미 당ㆍ정 지지율이 커플링(Couplingㆍ동조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국민의힘 관계자)는 분석도 나온다. 김 대표 개인의 리더십이나 당내 문제뿐 아니라 정부의 주 69시간 노동 정책, 한ㆍ일 관계 관련 행보 역시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한국갤럽에선 전주 대비 1%포인트 하락한 33%, 전국지표조사에선 직전 조사 대비 2%포인트 하락한 35%였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17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과도한 노동 프레임이 강조된 주 69시간 노동 정책과 민주당의 반일 선동 때문”이라고 밝혔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적어도 내년 총선까지 정부ㆍ여당의 지지율이 묶여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 소장은 “이준석 체제의 국민의힘은 대통령과 당이 명확히 구분돼 지지율도 독립적으로 움직였지만 김 대표의 국민의힘은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