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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에 진심인 삼성…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추가 매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5면

삼성전자가 지난 2020년 ‘CES 2020 기조연설’에서 시연한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젬스’.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주행 보조 로봇인 EX1을 출시할 계획이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 2020년 ‘CES 2020 기조연설’에서 시연한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젬스’.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주행 보조 로봇인 EX1을 출시할 계획이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약 280억원을 투자해 로봇 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신성장동력인 로봇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오준호 레인보우로보틱스 최고기술경영자(CTO) 등 특수관계인 6인으로부터 이 회사 보통주 91만3936주(4.77%)를 주당 3만400원에 장외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앞선 1월 초에도 590억원을 투자해 이 회사 지분 10.3%를 사들였다. 이번 매수로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은 10.22%(194만200주)에서 14.99%(285만4136주)로 늘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산 다족보행 로봇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2011년 설립됐다. 이족보행·사족보행 로봇, 협동로봇(인간과 상호작용을 위한 로봇) 등을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일정 기간 최대 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 전부 혹은 일부를 살 수 있는 콜옵션(매수청구권) 조건이 포함된 계약도 체결했다. 콜옵션 대상 주식은 855만439주, 콜옵션 행사 기간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최대 6년이다.

금융투자 업계는 이번 매수가 인수합병(M&A)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콜옵션 행사 시 보유 지분율은 59.94%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기술 협력 등 성과 여부에 따라 M&A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보유한 협동로봇을 활용해 삼성그룹 내 자동화를 추진하고, 로봇 제품을 개발하려는 것이 투자 배경으로 보인다”며 “서비스 로봇의 상용화 등 로봇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로봇 하드웨어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 윤준오 삼성전자 기획팀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다고 공시했다. 윤 부사장은 삼성미래전략실 전략팀 담당임원을 거쳐 삼성전자에서 사업지원TF 담당임원과 네트워크사업부 기획팀장 등을 지냈다.

삼성전자는 이미 올해 운동 보조기구 역할을 하는 로봇 ‘EX1’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부회장)은 15일 주주총회에서 “사용자와 인터랙션(상호작용)을 통해 지속해서 진화하는 지능형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며 “지난해 출범한 로봇사업부에서 걷기 운동용 웨어러블 로봇 등 다양한 로봇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승윤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로봇사업부 인력 채용 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개발 인력뿐 아니라 마케팅, 서비스 플랫폼 개발, 상품기획 등 상업화를 위한 인력도 뽑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과거 로봇 기업이 기술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했다면 삼성전자는 시장에 잠재된 수요를 발굴하겠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는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 종가(2만5900원) 대비 29.98% 오른 11만23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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