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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저렇게 한적한 해변이 있었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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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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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로케] ‘소울메이트’ 촬영지

‘소울메이트’ 속 제주도 하도해변. 인적이 드물고, 한적한 매력이 큰 장소다. [사진 NEW]

‘소울메이트’ 속 제주도 하도해변. 인적이 드물고, 한적한 매력이 큰 장소다. [사진 NEW]

특정한 계절과 공간으로 기억되는 영화들이 있다. ‘러브레터’ 하면 홋카이도의 하얀 설원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하면 북부 이탈리아의 쨍한 여름날이 생각나게 마련이다. 이를테면 15일 개봉한 ‘소울메이트’의 계절은 여름이다. 보고 나면 한여름의 제주도가 몹시 그리워진다.

중국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2016)를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두 소녀의 오랜 우정과 사랑을 그린다. 두 주인공 ‘미소’(김다미)와 ‘하은’(전소니)의 학창시절, 그러니까 영화에서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운 순간을 담은 장소가 바로 8월의 제주도다. 덕분에 제주도의 눈부신 여름날을 원 없이 볼 수 있다. 민용근 감독은 “한 달을 제주도에 머무르며 촬영했다”면서 “바다의 색이나 숲이 머금은 습한 기운 같은 제주의 자연이 청춘의 느낌과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영화 포스터에도 등장하는 근사한 바닷가는 제주도 동쪽 끄트머리의 하도해변(구좌읍 하도리)이다. 함덕·협재·중문색달처럼 여름철 인파로 바글바글한 인기 해수욕장은 아니나, 사람들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한가로운 분위기가 그만이다. 영화 속 미소와 하은 그리고 ‘진우’(변우석)도 여름날 이곳에서 바다 전체를 독차지한 채 물장구를 쳤다. 미소와 하은이 오토바이를 타고 내달리던 해안도로 역시 하도해변에서 월정과 김녕까지 이어지는 해맞이 해안로에서 촬영했다.

여러 차례 등장하는 거대한 돌담 역시 하도리에 있는데, 바로 돌로 쌓은 성곽 별방진(별방성)이다. 3.5m 높이의 성곽이 1㎞가량 이어지는데, 영화 속 미소와 하은처럼 성곽 위를 걸으며 낭만적인 사진을 담아가는 청춘들이 많다. 이맘때 봄이면 성곽 안쪽으로 유채가 흐드러지게 피어오른다.

세 주인공의 아슬아슬한 삼각관계가 그려지는 숲과 동굴은 구좌읍 송당리에 우뚝 솟은 체오름(382m)에서 촬영했다. 체오름은 오름 전체가 사유지여서, 반드시 소유주의 동의를 얻어야 출입이 가능하다. TV드라마 ‘아스달연대기’에서는 와한족의 터전으로, 영화 ‘봉오동전투’에서는 독립군의 방어 기지로 등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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