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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떨어질 일 있어!"…경비원 추모 현수막 내리게한 주민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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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인사 갑질'을 호소하며 투신해 사망했다. 김민정 기자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인사 갑질'을 호소하며 투신해 사망했다. 김민정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에서 한 경비원이 ‘직장 내 갑질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그를 추모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에 걸린 현수막이 16일 주민들의 항의로 제거됐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이날 아파트 입구에 있던 ‘관리소장과 입대의회장 갑질로 경비원이 유서를 남기고 투신 사망했다. 경비원, 미화원 일동’이라고 적힌 추모 현수막을 내렸다.

이 아파트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집값이 내려간다는 주민의 항의가 빗발쳤다”며 “단지 안과 후문에 있는 현수막은 두고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정문) 입구의 현수막만 우선 제거했다”고 말했다. 해당 현수막이 설치된 14일 이후 주민들은 경찰과 구청 측에 수차례 민원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직원들은 단지 내 곳곳에 붙었던 ‘갑질 주장’ 전단 역시 같은 이유로 일부 수거했다. 호소문에는 사망한 경비원이 관리소장의 부당한 인사 조처와 인격 모독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단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앞서 지난 14일 경비원 박모(74)씨는 ‘관리 책임자의 갑질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휴대전화 사진으로 찍어 동료들에게 전송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박씨의 동료를 불러 평소 관리책임자가 박씨를 상대로 무리한 업무 지시를 내렸는지 등 사망 경위를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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