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동대문구 일대에서 '영화 소품'이라고 적힌 5만원 권 위조지폐가 유통됐다. 지폐는 실제 5만원 권보다 크기도 크고, 지폐 곳곳에 '영화 소품'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 YTN 캡처
영화 소품으로 사용되는 5만원 권 위조지폐가 서울 동대문구 등에서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위조지폐를 사용한 혐의로 외국인 남성 1명을 구속하고, 전달책 역할을 한 다른 외국인 남성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16일 YTN에 따르면 경찰은 이달 초 "위조지폐를 받았다"는 서울 동대문구 풍물시장 상인의 신고를 받고 위조지폐 사용 외국인 A씨와 전달책 외국인 B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들은 친구 사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시장에서 5만원 권 위조지폐로 5000원짜리 물건을 구매한 뒤 4만 5000원을 현금으로 거슬러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런 식으로 영화 소품 위조지폐 12장, 모두 60만 원어치를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이 가운데 4장만 회수한 상태다.
알제리 국적인 전달책 20대 B씨 역시 경찰이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이 전달하고 사용한 5만원 권 위조지폐는언뜻 보면 실제 5만원 권 화폐로 착각하기 쉬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국은행 총재라는 글자 아래 '영화 소품'이라고 적혀 있고, 부분노출 은선이 있는 부분에도 흐리긴 하지만 '영화 소품'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왼쪽 하단부에는 '이 지폐는 소품용이므로 사용할 수 없다'는 주의 문구도 나와 있고, 크기 역시 실제 5만원 권 지폐보다 크다.
일반적으로 영화 소품용 위조지폐는 한국은행의 승인을 받아 영화사에서 자체 제작하고 폐기할 때도 철저히 점검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 유통된 위폐는 일반 영화 소품 위조지폐와는 크기가 조금 다를 뿐만 아니라, 한국은행에서 정식 승인 절차도 밟지도 않은 불법 제작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적 범행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경찰은 이런 5만원 권 위조지폐가 시중에 수천장 유통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A씨와 B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수법과 위조지폐 제작, 입수 경위, 공범 여부 등을 조사한 뒤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