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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1개동에 허허벌판 공사중...감사원 감사로 주목받는 한전공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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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문재인 정부 공약 사업으로 설립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한전공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감사원이 이 대학 설립 과정을 감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 정치권에는 ‘정치감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한전공대)의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한전공대)의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본관동·임시기숙사 등 시설 공사 
지난 14일 오후 전남 나주 혁신도시에 있는 한전공대를 찾았다. 39만6000㎡인 드넓은 부지에 완성된 건물은 1개 동이었다. 이 건물을 제외하고 부지 전체는 거대한 공사판이었다. 개교핵심시설이라 불리는 이 건물은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연면적 5200㎡)다. 건물에는 강의실, 교수 연구실, 행정실, 학생휴게실 등이 있다. 이외 시설로는 대운동장·테니스장·풋살장 등을 갖췄다. 지난해 3월 개교했을 때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한다.

이 대학 학부 재학생은 1~2학년 총 216명이다. 대학원생은 88명이 다니고 있다. 이들은 이 건물 2~3층 강의실(4개)에서 강의를 듣는다. 강의실에는 학생 6명이 앉을 수 있게 삼각형 모양의 책상이 배치돼 있다. 자리마다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발언 내용, 제스처 등을 분석한다. 학교측은 "분석 자료는 발표 능력 향상 등을 위해 학생들에게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한전공대) 강의실. [사진 한전공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한전공대) 강의실. [사진 한전공대]

학생들은 캠퍼스 밖 임시 기숙사(생활관)에서 지낸다. 올해 신입생은 생활관에서, 2학년 학생은 나주 시내 한 오피스텔을 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생활관은 옛 부영CC클럽하우스와 리조트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사용한다. 캠퍼스는 부영CC자리에 만들었다. 학생들은 셔틀버스를 타고 통학하며 이동 시간은 10분 정도다. 기숙사는 학교 인근에 오는 7월 준공할 계획이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한전공대) 조감도. 프리랜서 장정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한전공대) 조감도. 프리랜서 장정필

2025년 캠퍼스·학생·교원 편제 완료
캠퍼스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려면 2025년은 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본관동 건물을 짓고, 대학원 기숙사, 방문자 숙소 등은 내년 12월에 들어설 예정이다. 연구 1·2동, 대형실습실 등 연구·지원시설은 2025년 10월 준공 예정이다. 학교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면 학생 1000명, 교원 100명이 된다고 대학 측은 설명했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한전공대)의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한전공대)의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감사원은 지난해 8월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등이 한전공대 설립과 관련해 제기한 공익감사청구를 받아들여 한국전력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교육부·나주시를 대상으로 최근 감사에 착수했다.

한전공대 운영, 1조원 이상 필요
한전공대는 전남에 세계적인 에너지 특화 대학을 설립하겠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 대선 공약에 따라 추진됐다. 한전공대 설립과 운영에는 1조원 이상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대학을 설립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 1월 전기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한전공대 설립과 운영에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을 쓸 수 있게 했다. 전력기금은 국민이 낸 전기요금에서 3.7%를 떼어 조성하는 기금이다. 이어서 같은 해 4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한전공대법이 제정됐다.

한전과 자회사들은 대규모 적자에 따른 경영난에도 한전공대에 올해까지 3312억원을 지원하고, 이후에도 정부와 함께 운영비를 분담한다. 2031년까지 한전공대 설립과 운영에 투입되는 자금은 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학 관계자는 “학교를 감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와 같이 학생 교육·연구에 집중하고 있다"며 "감사 관련 자료 등 제출 요구 시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의 한국에너지공대 설립 적법성 감사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의 한국에너지공대 설립 적법성 감사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이와관련, 광주·전남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한전공대는 여야 합의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법'이 제정됨에 따라 설립됐다"라며 "한전공대 설립 적법성 감사는 국회 입법권에 대한 도전이자 정치감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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