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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尹 출국 직전 골랐다"…한달도 안돼 ICBM 또 발사한 北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16일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놓고 군 당국은 이날 예정된 한일 정상회담에 맞춰 화성-17형으로 계획된 도발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화성-15형 발사 후 한 달이 채 안 된 시점에 북한이 ICBM 카드를 다시 꺼내 들고 위협 수위를 높인 것이다.

 조선중앙TV는 2022년 11월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전날(18일) 발사한 화성-17형 미사일 시험 발사 영상을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조선중앙TV는 2022년 11월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전날(18일) 발사한 화성-17형 미사일 시험 발사 영상을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7시 10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발사된 ICBM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북동쪽을 향해 고각으로 발사한 미사일이 중국과 러시아에 근접한 동해 상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일본 방위성은 “ICBM급 미사일이 오전 7시 9분 발사돼 70분 비행한 뒤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인 홋카이도 오시마오시마섬(渡島大島) 서쪽 방향 200㎞에 낙하했다”며 “비행거리는 약 1000㎞, 최고 고도는 약 6000㎞”라고 분석했다.

지난 2월 8일 북한 건군절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17형’.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2월 8일 북한 건군절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17형’.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군 당국은 이날 미사일을 화성-17형으로 보고 있다. 탐지한 제원은 물론 신호 또는 영상 정보 내용 등을 종합했더니 지난해 시험발사한 화성-17형과 유사했다는 의미다. 다만 일부 제원상에선 기존 화성-17형과 차이가 있어 미사일 종류를 최종 확정 짓는 데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군 당국은 그러나 이번 미사일이 고체연료 기반 ICBM일 가능성은 작게 봤다. 북한은 지난달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고체연료를 적용한 것으로 보이는 ICBM을 공개하며 신형 ICBM 개발을 시사했다. 지난해 12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선 고체연료 엔진 지상 시험을 실시하기도 했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액체연료와 달리 발사 준비 시간이 짧아 사전 징후 포착이 어렵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달리 ICBM에는 해당 기술을 아직 적용하지 못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북한이 ICBM을 쏜 건 지난달 18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당시 북한이 고각발사한 화성-15형은 비행거리 약 900㎞, 최고 고도 5700㎞를 기록했다.

이번 발사에 대해 군 당국은 “사전에 계획된 수순”이라고 해석했다. 군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을 겨냥해 북한이 강한 불만을 표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대통령 출국 전으로 시점을 고른 게 그 근거”라고 말했다. 화성-17형은 정상각도 발사시 추정 사거리가 1만 5000㎞다. 이 거리라면 미국 본토 어느 곳이라도 타격할 수 있다.

군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를 이처럼 명확히 설명한 건 이례적이다. 군 당국자는 “수 싸움 성격이 다분한 북한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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