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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충돌에 美국방 "실수 말라" 경고…러는 "美 도발" 반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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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무인기 MQ-9. 연합뉴스

미군 무인기 MQ-9. 연합뉴스

미 국방부가 최근 우크라이나 인근 흑해에서 미 무인기가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해 추락한 데 대해 15일(현지시간) "실수하지 말라"며 러시아를 향해 경고했다. 반면 러시아는 이번 사태를 미국 측의 '도발'이라고 반박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50여 개국 국방 당국자 간 임시 협의체인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러시아에 군용기를 안전하게 운용하라며 "러시아는 또 다른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 위험한 사건은 국제 공역에서 러시아 조종사들에 의한 위험하고 안전하지 않은 행동 패턴의 일부"라며 "러시아는 군용기를 안전하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운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은 어디든 비행하고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스틴 장관은 이런 입장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전화통화는 이번 사태에 대한 양측의 오판을 막기 위한 오스틴 장관의 취지로 제안됐다.

다만 러시아는 이번 사태를 미국의 '도발'이라고 반박했다. 쇼이구 장관은 이날 자국 뉴스채널로시야24와 인터뷰에서 "('비행 제한 구역' 설정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대한 노골적 무시는 미국 측이 갈등 고조를 위해 끊임없이 도발을 모색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대통령궁 크렘린 측은 양국 관계가 "최악의 상황"이라면서도 "미국 측과 건설적 대화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14일) 흑행 상공에선 미 무인기가 러 전투기와 충돌해 추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미 국방부는 브리핑에서 "14일 오전 7시쯤 러시아의 SU-27 전투기가 미군 드론 MQ-9의 프로펠러를 강타해 드론을 공해상으로 추락시켰다"고 밝혔다. SU-27은 러시아 공군에서 운영하는 주력 전투기 기종 중 하나다. '리퍼'라는 이름이 붙은 MQ-9은 정찰과 공격이 둘 다 가능한 무인기다.

미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자국 상공 인근에서 비행하는 상대국 군용기를 차단(intercept)하는 행위는 과거에도 종종 발생한 적이 있지만 이처럼 물리적 충돌로 이어져 미군기가 추락한 경우는 냉전 이후 처음이라고 AP통신이 이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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