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긴자(銀座)에 있는 양식 레스토랑 '렌가테이(煉瓦亭)'. 16일 일본을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 '두 번째의 저녁 식사'를 한다고 알려진 이곳에 15일 오전 찾아가 보니 정오가 되기도 전 30여 명의 사람이 길게 줄을 섰다.
점심 예약을 받지 않아 평소에도 기다려야 하는 맛집이지만 이날은 더 많은 손님이 몰렸다. 가게 앞에서 만난 한 한국인 여성은 "원래 유명한 곳이라 도쿄 여행길에 꼭 와보고 싶었다. 윤 대통령이 여기서 식사를 한다고 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렌가테이는 돈가스와 오므라이스 등 '일본풍 경양식'의 원조로 알려진 식당이다. 1895년 문을 열어 128년간 4대를 이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오므라이스·돈가스 등 메인 메뉴는 2600엔(약 2만 5000원)으로 아주 저렴하진 않지만 추억의 맛을 찾는 손님들이 찾아온다. 가게 측은 이곳이 한·일 정상의 만찬 장소가 맞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렌가테이에서 280m 거리에 스키야키·샤부샤부 전문점 '요시자와(吉澤)'가 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16일 이곳에서 1차로 저녁 식사를 하고 렌가테이로 이동할 예정이다. 예약 손님이 대부분이라선지 이곳엔 줄을 선 사람들이 없었다. 1964년 긴자에 문을 연 후, 익힌 소고기를 계란에 찍어 먹는 음식인 스키야키를 비롯해 일본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이름난 곳이다.
점심 코스 메뉴는 6000엔(약 5만8000원) 정도부터, 저녁 메뉴는 1만 2000엔(약 11만 6000원) 이상으로 고가지만, 점심 스키야키 정식은 1650엔(약 1만5900원)에 먹을 수 있다. 일본 3대 소고기로 꼽히는 마쓰자카규(松阪牛)를 주재료로 쓴다.
일본 정부는 당초 긴자의 이 두 식당을 한·일 정상의 저녁 장소로 낙점했으나 레스토랑 이름 등이 사전에 공개되면서 만찬 장소를 옮길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15일 관련 질문에 "가게 이름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고독한 미식가' 좋아해"
한편 윤 대통령은 15일 자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본 음식으로 '모리소바(메밀국수), 우동, 우나주(장어덮밥)'를 꼽았다. 또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孤独のグルメ)'를 즐겨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고독한 미식가'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2012년 처음 방송된 후 10년에 걸쳐 10개 시즌을 이어오고 있는 드라마다. 주인공인 영업 사원 이노가시라 고로(마쓰시게 유타카 분)가 일을 하던 중 찾아간 맛집의 음식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한국의 숯불갈비와 전주비빔밥 등이 등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