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첫 회동을 하고 “수시로 만나자”며 소통을 다짐했다. 여야 대표 회동은 지난해 8월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으로서 이 대표와 만난 이후 6개월여 만이다.
김 대표 당선 이후 일주일 만에 성사된 회동은 김 대표가 민주당 대표실로 찾아가는 취임 예방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대표는 “당선을 축하한다”며 환영했고 김 대표는 “존경하는 이 대표가 환대해 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27분 동안 진행된 회동에서 김 대표는 “그간 우리 당이 비상 체제여서 여야 대표 간 대화가 원활하지 않았는데 이제 격주 단위로 한 번씩 만나든지 다양한 형태로 협의 대화체가 있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여기에 이 대표도 “여야가 수시로 머리를 맞대자”고 호응했다.
김 대표는 “쟁점이 덜한 법안부터 빨리빨리 처리하자”며 ▶지방분권 강화 ▶취득세 중과제도 개선 ▶30인 미만 사업자의 8시간 추가 연장 근로 한시 연장 등의 법안을 예로 들었다. 이 대표는 “대선 때 여야 후보가 공통으로 국민께 약속드린 것이 상당히 많다. ‘공통 공약 추진단’을 구성해 정책협의회도 만들고 신속하게 입법하고 집행하자”고 말했다.
비공개로 이어진 회동에선 주 69시간 근로를 허용하는 근로시간 개편 방안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배석한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일률적인 주 69시간 노동 적용은 MZ세대의 반발 여론이 강해 김 대표가 ‘업종·규모·성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을 밝혔다”며 “양당이 같이 논의하기로 서로 정리됐다”고 전했다. 김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여론을 더 수렴해 결정하겠다. 69시간은 너무 과도한 시간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두 대표의 과거 악연에 관한 이야기도 농담조로 오갔다. 김 대표는 “(2021년 당시 대선후보였던 이 대표가 제게) 봉고파직(封庫罷職·부정을 저지른 관리를 파면하고 관가의 창고를 봉하여 잠근다)하고 위리안치(圍籬安置·죄인을 귀양 보내 울타리를 친 집에 가두는 형벌)하겠다고 말한 걸 언급하니까 이 대표가 막 웃더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 대표를 만난 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 논현동 사저도 방문했다. 이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표 선거 결과를 보니 우리 당원이 나라와 당 걱정을 많이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고 유 대변인은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선 “과감한 제안을 아주 잘하신 것”이라며 호평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