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믿었는데…종이가방 들고 다니며 기만”
친형의 횡령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방송인 박수홍(53)이 형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박씨는 15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형 진홍 씨 부부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진홍 씨가 운영하던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라엘’ 운영 상황을 언급한 뒤, 법인카드로 백화점과 마트에서 상품권을 구매한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나는 해당 백화점에 간 적이 없다. 라엘 법인카드를 갖고 있던 사람은 이씨(형수)로, 피고인들이 카드를 몇 장 갖고 있는지 나는 모른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 강서구 마곡 일대 8채 부동산 역시 자신의 개인 자금이 법인 투자금으로 쓰였으나 관련 서류에 자신의 이름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또 자신이 보유한 이른바 ‘깡통전세’ 보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명보험을 해지했다는 사연도 털어놨으며 이로 인해 형의 횡령을 의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통장을 보니 3380만원이 남아있더라”며 “돈이 있었으면 왜 보험을 해지했겠나. 그때부터 인지해서 내 계좌 기록을 찾아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에 간 적도 없고, ATM도 사용할 줄 모른다. 단 한 번도 은행 거래를 직접 해본 적이 없다”며 “두 피고인이 모든 걸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검사가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는지 묻자 “강력히 원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지난 수많은 세월동안 저를 위해주고 제 자산을 지켜준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했고, 그걸 믿게 만들었다”며 “경차를 타고 종이가방을 들고 내 앞에서 늘 나를 위한다는 말을 했고, 입버릇처럼 ‘내가 월급 500만원 이상은 가져가는 게 없다’ ‘다 너를 위한 거다’라고 했다. 마곡 상가를 지나가면서 ‘다 네 것’이라고 나를 기만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박수홍의 친형 진홍 씨는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연예 기획사를 차려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면서 회삿돈과 박수홍 개인 자금 등 모두 61억 7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9월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2021년 박씨의 고소로 법적 분쟁이 불거지자 출연료와 법인 계좌에서 돈을 빼내 자신들 변호사 비용으로 쓴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