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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진 "검찰이 내 책상서랍까지 털어도 '더 뒤져라'고 권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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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진 성남시장은 "성남에서 대장동 못지않게 문제 많은 곳이 전임 은수미 시장 시절 개발이 추진된 대왕저수지"라며 "수변공원 만든다며 저수지를 천문학적 비용으로 매입해 1100억원이 넘는 토지 보상비를 낼 판이라 고강도 감사를 실시 중"이라고 했다. 신 시장은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재명 게이트와 관련한 검찰의 압수 수색이 지나치다고 반발하는 김동연 지사의 경기도와 달리 신상진의 성남시는 검찰이 시장 책상 서랍까지 털어도 '더 뒤지라'고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남의료원과 관련해 민간(대학병원) 위탁 방침을 밝혔고 성남FC 축구단은 매각 대신 성남시 자산으로 안고 간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문일답.

'이재명 수사' 탓 압수수색 잦은 성남시 #시장실 컴퓨터,서랍까지 먼지털듯 수색 #"경기도와 달리 비리척결 위해 수사 협조" #"보상금이 공사비 6배인 대왕저수지 감사중" #"성남 FC, 매각 대신 유지, 1부 리그 올릴 것"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상세보도

-전형수 전 이재명 지사 비서실장이 지난주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비서실장은 시장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자리다. 그 결과 안타까운 생명을 버린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성남시장으로서 더욱 안타깝다."

 -성남시에서 이재명 시장 시절 비리 의혹에 관여했던 공무원들이 더 있지 않나
 "(비리 의혹 사안들의) 결재 라인에 이름이 오른 공무원들은 검찰 수사를 받은 경우가 많다. 그들은 굉장히 의기소침해다. 특히 (대장동 등) 개발사업이나 도시계획과 관련해 근무한 공무원들은 계속 수사를 받고, 지금도 자료 제출 요청이 들어온다."

-검찰 수사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단군 이래 최대의 특혜 비리 수사이니 당연히 협조해야한다. 나는 취임하자마자 '있는 그대로 검찰에 다 협조해줘라'고 지시했다. 성남시는 경기도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압수수색을 당했다. 검찰이 며칠씩 시청에 상주하며, 이재명과 아무 상관 없는 내 사무실도 3번이나 수색했다. 난 이재명 시장 시절과 다른 방을 시장실로 쓰고, 컴퓨터도 새것인데도 죄다 들여다보고 책상 서랍까지 열어보더라."

 -이재명 전 시장과 관계가 없는 당신의 집무실까지 왜 굳이 뒤졌을까
"검찰로서는 살펴보는 게 의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그래도 난 기쁜 마음으로  '내 방일수록 더 뒤지라'고 요구했다. 오히려 더 속도감 있게 수사해 비리의 진실을 파헤쳤으면 한다"

 -성남 더블트리 판교 호텔도 특혜 논란에 휘말렸다.
 "(이재명 시장 시절) 외국인투자 촉진법과 관광숙박시설 특별법을 호텔 시행업체에 도움이 되도록 교묘하게 적용해 나간 정황이 보이더라. 또 호텔에 유리하게 책정된 낮은 임대료 등 특혜 의혹이 여러 개다. 시 감사관실에서 철저히 감사 중인데 이달 하순경 끝날 것 같다. 시민단체도 고발한 듯한데 검찰은 이 또한 대장동 못지않게 큰 사건이라 여기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 바란다"

 -그밖에 비리 의혹이 또 있나
 "'대왕저수지 게이트'도 있다. 2018년 은수미 전 시장 때 선거 공약 사항으로 대왕저수지 주변을 수변공원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지난해 7월 취임하면서 보니 공사비는 250억 원인데, 토지 매입비가 1200억원에 달하더라. 이유를 알아보니 토지 보상 감정 결과 보상비로 총1183억원(육상부 491억, 수면부 692억)을 2023년~31년 상환하기로 한 결과였다. 수변공원 만드는데 저수지(수면부)를 사는 경우가 어디 있나. 그것도 비싸게 전답 가격으로 말이다. 실제 공사비는 200억원밖에 안 되는데 토지 매입비가 사유지 포함 1300억원이 넘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도 강행했다. 토지 보상 과정에서 특혜 여부 등을 집중 감사 중이다."

-전형수 전 실장의 빈소가 마련됐던 성남의료원도 복마전이란 얘기가 나온다.
 "성남의료원 세우는데 3천억원 예산이 소요됐는데 의사를 구하지 못해 비어 있는 진료과가 있을 정도로 운영이 방만하고 시민 만족도가 낮아 내원객이 규모에 비해 적다. 전임 시장이 퇴임 직전 알박기식으로 꽂고 이사진에도 문제가 많다. 그래서 개선책을 모색중이다."

 -민영화를 구상하나?
"민영화는 아니다. 유수한 대학병원에 운영을 위탁해 양질의 의료진을 제공하고 어려운 수술도 할 수 있는 원스톱 기능 병원이 되게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염두에 둔 학병원이 있나
 "여론조사 등 선정을 앞두고 할 일들이 있어 지금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

  -이재명 시장 시절 성남시는 정진상 같은 비선 실세가 쥐락펴락했다는 비판이 많다.
 "그로 인해 이른바 '2층'(시장실)의 이미지가 워낙 나빠, 취임하자마자 4층으로 시장실을 옮겼다. 민원인들이 시장 만나러 오는데 방해물이던 1층의 스피드 게이트도 없앴다. 내 참모들은 보좌 역할만 하고, 각 부서들의 업무 보고나 결재는 내가 직접 담당한다. 공무원들을 많이 대면하며 새로운 공직사회를 만들려 노력 중이다."

 -후원금 게이트에 휘말린 성남 FC 구단을 민간에 매각할 뜻을 비쳤는데
 "FC가 전임 시장 시절엔 적폐의 온상이었다. 지난해 여름 취임 때 보니 구단이 2부 리그로 강등된 가운데 선수들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더라. 그러나 지난해 10월 새 감독을 영입하고 대표이사도 지난해 말 교체하면서 조직이 되살아날 계기가 생겼다. 선수진도 20대가 많이 포진하는 등 젊어졌고 사기도 올랐다. 그래서 매각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성남시민의 구단으로 갖고 가겠다. 올해 안에 1부 리그로 진입시킬 생각이다."

-12일 성남 FC와 충남 아산 FC 경기에 로이드 브라운 주한미군 용산기지 사령관을 초대했다.
 "성남에 서울공항이 있다. 그곳의 미군 기지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브라운 사령관과 미군 가족들을 한미동맹 70주년 기념과 지역 화합 차원에서 초청해 경기를 함께 관전했다. 브라운 사령관이 '풋볼 경기 보러 오라는 초청장을 받고 미식축구 경기인 줄 알았다'고 해 서로 웃었다. 브라운 사령관이 축구에 관심이 많고 룰도 잘 알더라. 군인이라 그런지 공격-수비의 관점에서 경기를 보더라."
  (이 기사는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 상세보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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