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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尹, 한일외교 정상화 위한 과감한 제안…아주 잘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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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첫 회동을 하고 협치 복원에 공감대를 이뤘다.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을 찾아 이재명 대표와 당선 인사를 나눴다. 김 대표와 이 대표가 취재진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을 찾아 이재명 대표와 당선 인사를 나눴다. 김 대표와 이 대표가 취재진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김성룡 기자

지난 8일 김 대표 당선 이후 일주일 만에 성사된 이날 회동은 김 대표가 민주당 대표실로 찾아가는 취임 예방 형식으로 진행됐다. 만나자마자 두손을 꼭 잡은 두 사람은 덕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당선을 축하한다. 민주당을 방문해 줘서 감사하다”고 환영했고 김 대표는 “존경하는 이 대표가 환대해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27분 동안 진행된 회동에서 두 대표는 “자주 만나자”는 말을 반복했다. 김 대표는 “그간 우리 당이 비상 체제여서 여야 대표 간 대화가 원활하지 않았는데 이제 격주 단위로 한 번씩 만나든지 식사를 해도 좋고 공개든 비공개든 다양한 형태로 협의 대화체가 있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여기에 이 대표도 “여야가 수시로 머리를 맞대자”고 호응하며 같은 목소리를 냈다.

당장 국회가 해야 할 일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김 대표는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법안은 좀 미루더라도 쟁점이 덜한 법안부터 빨리빨리 처리하자”며 ▶지방분권 강화 ▶취득세 중과제도 개선 ▶30인 미만 사업자의 8시간 추가 연장 근로 한시 연장 등의 법안을 예로 들었다. 또 “(이 대표가)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잘하기 경쟁해 보자’고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봤다. 전적으로 100% 공감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대표도 “정부·여당에서 제시하는 안건이나 정책이 퇴행적이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언제든지 적극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대선 때 여야 후보가 공통으로 국민께 약속드린 것이 상당히 많다”며 “‘공통 공약 추진단’을 구성해 정책협의회도 만들고 신속하게 입법하고 집행하자”고 말했다. 그러고는 “현재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렵다. 국가 역량을 다 모아서 이겨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여야가 ‘범국가 비상경제 회의’를 구성해 시급한 경제·민생 현안을 논의해가자”는 제안도 덧붙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을 찾아 이재명 대표와 당선 인사를 나눴다. 김 대표와 양당 지도부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을 찾아 이재명 대표와 당선 인사를 나눴다. 김 대표와 양당 지도부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성룡 기자

비공개로 이어진 회동에선 주 69시간 근로를 허용하는 근로시간 개편 방안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앞서 고용노동부가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가 논란이 되자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회동에 배석한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일률적인 주 69시간 노동 적용은 MZ 세대의 반발 여론이 강해서 김 대표가 ‘업종·규모·성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을 밝혔다”며 “양당이 같이 논의하기로 서로 정리됐다”고 전했다. 김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백지화할 문제는 아니다. 여론을 더 수렴해 결정하겠다”면서도 “69시간은 너무 과도한 시간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두 대표의 과거 악연에 관한 이야기도 농담조로 오갔다. 김 대표는 “(과거 이 대표가 제게) 봉고파직(封庫罷職·부정을 저지른 관리를 파면하고 관가의 창고를 봉하여 잠근다)하고 위리안치(圍籬安置·죄인을 귀양 보내 울타리를 친 집에 가두는 형벌)하겠다고 말한 걸 언급하니까 이 대표가 막 웃더라”라고 전했다. 2021년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는 당시 원내대표였던 김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대장동 의혹에 공세를 퍼붓자 “(김 대표를) 봉고파직하고 남극에 있는 섬으로 위리안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해 화제가 됐었다.

15일 서울 강남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만난 모습. 사진 국민의힘 제공

15일 서울 강남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만난 모습. 사진 국민의힘 제공

김 대표는 이날 이 대표를 만난 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 논현동 사저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표 선거 결과를 보니 우리 당원이 나라와 당 걱정을 많이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고 유 대변인은 전했다. 또 최근 윤석열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문제 해법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이) 한·일 외교 정상화를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노력에 대해 ‘과감한 제안을 아주 잘하신 것’이라고 호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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