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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 여파에…국내 은행 대출금리 추가하락할 듯

중앙일보

입력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에 있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본부. A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에 있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본부. AP=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영향으로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관측에 국내 은행의 대출금리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은행 대출금리에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와 채권금리가 하락하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도 줄어들면서다.

15일 은행연합회는 올해 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를 전월보다 0.29%포인트 하락한 3.53%로 공시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SC제일·한국시티)이 예·적금 등으로 자금을 모을 때 얼마나 많은 ‘비용’을 치렀는지를 집계한 지표다. 코픽스가 내렸다는 것은 은행이 자금을 조달할 때 든 ‘원가’가 줄었다는 뜻으로, 향후 대출도 더 낮은 금리에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최근 금융당국의 개입 등에 따라 3개월째 내림세다. 지난해 11월 연 5%대 수준이었던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 최고금리(우대금리 포함)가 최근 3%대까지 내려앉으면서다.

KB국민은행은 이날 코픽스 하락과 추가적인 가계대출 금리 인하(0.3%포인트) 조치를 반영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15일 연 4.92~6.32%에서 16일부터 4.33~5.73%로 조정한다. 우리은행도 주담대 금리를 15일 연 5.39~6.39%에서 16일 5.1~6.1%로 낮춘다. 매일 금리를 산출하는 신한·하나은행은 16일에 주담대 등의 금리를 확정한다.

대출금리 전망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앞으로 대출금리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서 SVB가 파산한 이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국채 가격이 상승했고, 이에 따라 국채의 수익률(금리)이 하락세라서다. 국채 금리는 은행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은행채 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통상 정기예금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무보증·신용등급 AAA) 금리는 지난 10일 연 3.895%에서 14일 3.69%로 0.205%포인트 하락했다.

아울러 SVB 파산의 원인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지목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21~22일(현지시간)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은도 인상에 대한 부담을 덜 전망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2월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동결했는데, 인상 흐름이 멈추면 대출금리 인상 압박은 잦아든다.

다만 이날 공시된 2월 코픽스에서 ‘잔액 기준’ 코픽스는 연 3.67%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신(新) 잔액 기준’ 코픽스도 0.05%포인트 상승해 3.07%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신 잔액이나 잔액 기준에 연동되는 대출상품은 금리가 오를 수 있다.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 잔액 기준 코픽스는 시장금리 변동이 상대적으로 서서히 반영되는 특성이 있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와는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코픽스 연동 대출을 받고자 하는 경우 이런 코픽스의 특징을 확인한 후 신중하게 대출 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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