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두꺼비 '1대 9.8' 쇼크…"암컷 1마리에 수컷 10마리 몰려 압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두꺼비 이미지. 사진 대구 수성구청

두꺼비 이미지. 사진 대구 수성구청

산란 시기 섬진강 두꺼비들의 암컷과 수컷의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꺼비 개체 수 자체도 급격하게 줄어 원인 조사가 시급하다고 환경단체는 경고한다.

15일 전남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7일까지 '2023년 섬진강 주변 두꺼비 이동과 로드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개체 급감과 함께 암수 성비 불균형이 심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녹색연합은 2016년부터 섬진강 일대의 두꺼비를 구조한 후 산란이 가능한 곳으로 이동시켜 암수 비율을 조사하고 있다.

2016년 총 113마리 포획을 시작으로 2021년 1832마리 개체를 보호하며 산란이동을 도왔다. 하지만 2022년 1291마리로 떨어지더니, 올해는 540마리로 개체가 급감했다는 게 녹색연합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섬진강 인근 두꺼비의 산란지가 사라지면서 두꺼비들이 산란을 못하거나 산란지를 찾아 헤매다 로드킬을 당해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한다.

서식지 향해 떼지어 가는 새끼 두꺼비들. 중앙포토

서식지 향해 떼지어 가는 새끼 두꺼비들. 중앙포토

녹색연합은 극심한 성비 불균형이라는 이상 현상에도 주목했다. 박수완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올해 포획된 섬진강 두꺼비 540마리 중 암컷은 50마리, 수컷은 490마리였다"며 "암것 1마리당 수컷의 비율이 10마리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동안 섬진강 두꺼비의 암수 비율은 평균적으로 1대 5 정도였다. 최근 5년 간 암수 비율을 살펴보면 2018년 '1대 4.4', 2019년 '1대 4.6', 2020년 '1대 5', 2021년 '1대 3.8', 2022년 1대 5.7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는 '1대 9.8'을 기록해 암컷이 몰려든 수컷에 의해 압사당하는 사례도 관찰됐다. 박 사무처장은 "암컷 두꺼비들이 산란 도중 수컷에 깔려 죽는 일은 거의 없었다"며 "최근 성비 불균형이 너무 심해 암컷 두꺼비들이 스트레스로 산란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두꺼비 성비 불균형에 관한 연구 자료가 거의 없어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다만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온 현상이 산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