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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공 비거리 제한한다…317야드 이상 비행 금지

중앙일보

입력

골프공. 뉴스1

골프공. 뉴스1

앞으로 프로골프 정규대회에서 300m 이상의 장거리 티샷을 보기 어려워졌다.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15일(한국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프로골프 대회에서 선수들이 사용하는 골프공의 비거리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골자는 시속 127마일(204㎞)의 스윙 스피드로 공을 때렸을 때 비거리 캐리가 317야드(290m) 이상 나오지 않도록 규정을 바꾸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늘어난 프로선수들의 비거리는 골프계의 커다란 고민거리였다. 300m를 훌쩍 뛰어넘는 장타가 급속도로 증가해 골프의 본질이 훼손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웬만한 파4 홀에선 미들 아이언이나 롱 아이언을 쓸 일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난이도를 조절하기 위해 코스 길이가 늘어나면서 유지 관리 비용과 환경오염 부담이 가중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문제점을 파악한 R&A와 USGA는 지난해부터 공인 드라이버 길이를 46인치 이하로 제한했다. 그러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자 골프공 성능 제한이라는 충격요법을 택했다. 미국 ESPN과 NBC스포츠 등 주요 외신은 “이 규정이 적용되면, 선수들의 비거리가 14~15야드 감소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다만 여자 선수들에겐 큰 영향이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나왔다.

R&A와 USGA는 올해 8월까지 골프계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새 규정 적용은 이르면 내년 1월로 잡고 있다. 그러나 신형 골프볼 개발과 제조 등을 고려하면 2~3년 후에나 시행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있다. 업계나 선수들의 반발도 변수다.

ESPN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최초로 300야드 이상의 비거리를 기록한 선수는 1997년 존 댈리다. 당시 선수들의 평균 티샷 비거리는 267.7야드였다”면서 “올 시즌 PGA 투어 평균 기록은 297.2야드다. 지난 20년 동안 매년 1야드 이상씩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성명을 놓고 PGA 투어는 환영의 뜻을 내지 않았다. 대신 “광범위하고 독립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반응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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