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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직원임금 1%인상 추진하며…임원 보수한도 17% 올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삼성전자가 올해 1%대 임직원 임금인상(기본 인상률 기준)을 추진하는 가운데, 등기임원의 보수한도는 480억원(일반보수 330억원, 장기성과보수 150억원)으로 17% 증액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통과시켰다. 지난해엔 일반보수 330억원과 장기성과보수 80억원 등 410억원의 보수한도가 통과됐는데, 장기성과보수를 70억원 늘린 것이다. 다만 지난해 실제로 집행된 보수는 225억원(일반보수 150억원, 장기성과보수 75억원) 수준이었다.

삼성전자가 15일 오전 9시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4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총장엔 좌석 3500석이 마련됐지만, 주총장을 직접 찾은 주주는 600여 명에 그쳤다. 지난해 1600여 명의 주주가 현장을 찾아 뜨거운 열기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었다. 주가 하락에 따라 소액 주주의 관심이 줄어든 게 원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들어 5만원 후반~6만원대 중반을 횡보 중이다.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작년 1600명 몰렸는데, 올해는 3분의 1수준 

오전 8시를 넘어서자 주주들이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주 등록 데스크는 1층(28곳)·3층(29곳) 등으로 나뉘어 있었고, 3층부터 입장을 시작했다. 주총장에서 만난 백경열(71)씨는 “배당금을 받아 노후 자금으로 쓰기 위해 삼성전자에 투자했다”며 “삼성전자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궁금해 직접 주총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 처음 참석했다는 강지현(21)씨는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다지만, 현 주가가 저점이라고 생각해 10~20년 미래를 기대하며 투자했다”며 “반도체 업황 불황에도 ‘삼성전자는 설비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고 하는데, 대응전략 등에 대해 경영진이 설명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주총장에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다수 제기됐다. 한 주주가 질문권을 얻어 “10만원대에 산 주식이 지금 5만~6만원대를 턱걸이한다. 주가를 관리할 마음이 없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인수합병(M&A)을 고민하는 등 장기적으로 지속성장과 주주가치를 제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도 관심사였다. 이에 대해 한 부회장은 “이 회장의 등기임원 선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검토된 적 없다”고 답했다.

미래 먹거리 위해…“R&D 투자는 계획대로”

미래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이정배 DS(반도체)부문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반도체 시장이 어렵지만 5세대 통신(5G), AI 등 신규 응용처와 고성능 제품이 메모리 수요를 지속해서 견인할 것”이라며 “최근 챗GPT 등 생성형 AI 시장 확대로 반도체 수요에 매우 긍정적 영향을 기대한다. 차세대 기술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기술 리더십을 위한 R&D 투자를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며 “설비 투자는 시황 변동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하되, 미래 대응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른 생산 보조금 대응전략을 묻는 주주 질의에 대해 이 사장은 “지난달 말 법 가이드라인 세부 시행령이 발표돼 현재 회사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전략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5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5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매출 300조 넘어…2년 연속 사상 최대”

한 부회장은 앞서 의장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많은 분들의 노력과 격려에 힘입어 처음으로 매출 300조원을 넘어서며 2년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며 “전략적 시설 투자와 R&D 강화를 통해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착실히 준비했다”고 그간 경영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주주 환원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2022년 기준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안건으로 상정된 ▶재무제표 승인 ▶한종희 사내이사 재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은 각각 91.51%, 97.54%, 99.26%의 찬성률로 모두 통과됐다.

올해 임금 기본 인상률 1% 제시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노조와 임금 교섭에서 1%대의 기본 인상률을 제시했다. 전 직원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인상률로, 실제로는 개인 고과에 따른 성과 인상분이 포함돼 더 높게 책정된다. 지난해 평균 임금 인상률은 기본 인상률 5%에 성과 인상률 평균 4%를 더한 9%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임원 보수한도 17% 증액에 대해 “3년 단위로 장기성과보수를 50%·25%·25%씩 나눠 지급하는데, 올해 첫해로 집계가 끝나지 않아 여유있게 범위를 잡은 것”이라며 “2020년(일반보수 300억원, 장기성과보수 250억원)보다 낮은금액이 책정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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