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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사태 진정세…"금융위기급"이라던 빅쇼트 주인공도 돌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앞. [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앞.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당국의 신속한 대응 등으로 일단 진정되는 분위기다. 며칠 전 SVB 사태를 금융위기에 빗댄,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도 “이번 위기는 매우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며 말을 바꿨다.

14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중소형 은행주들은 전날의 급락을 회복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전날보다 26.98% 오른 39.63달러로 거래를 종료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이 은행은 SVB에 이어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이 우려되면서 전날 주가가 60%가량 폭락했다. 그러나 실제로 뱅크런이 발생하지 않자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연쇄 파산 우려가 나왔던 다른 은행들의 주식도 이날 일제히 반등했다. 솔트레이크시티에 본사를 둔 자이언즈 뱅코프(4.47%), 클리블랜드에 본사가 있는 키코프(6.94%), 댈러스의 코메리카(3.99%) 등이 상승 마감했다. 은행주의 반등은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어느 정도 누그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미 정부가 SVB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해 신속하게 나선 덕분이다. 지난 12일 파산 절차에 들어간 SVB와 시그니처은행 등의 예금 보호 상한선을 넘는 예금도 전액 보증하고, 은행들이 손해를 보지 않고 유동성을 마련할 수 있도록 Fed에 새로운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처럼 SVB 사태가 초래한 ‘위기설’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마이클 버리 사이언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도 SVB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 그는 14일 “이번 위기는 매우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며 “진정한 위험(true danger)을 보고 있지 않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마이클 버리. 연합뉴스

마이클 버리. 연합뉴스

앞서 12일 버리는 “2000년, 2008년, 2023년, 항상 똑같다”며 “자만과 탐욕에 가득 찬 사람들이 바보 같은 리스크를 지고 실패한다. 그러면 돈이 인쇄된다”라는 트윗을 올렸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 등이 SVB 예금을 전액 보증해주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로 읽혔다. 미 CNBC는 그가 입장을 바꾼 이유를 물었지만, 버리는 답하지 않았다. SVB 사태의 후폭풍이 어느 정도 진정된 만큼 버리도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4일 미국의 전체 은행 시스템에 대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SVB를 비롯한 미국 중소 지역은행의 부실 가능성이 남아 있어서다. SVB처럼 보험 한도액을 초과하는 기업 고객 예금이 많고, 보유 자산의 현재 가치가 많이 떨어진 다른 금융회사들이 여전히 위험하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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