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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무인기-러 전투기, 흑해 상공서 충돌했다…냉전 이후 처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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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 MQ-9 무인기. EPA=연합뉴스

미군 MQ-9 무인기. EPA=연합뉴스

미 국방부는 미군 무인기가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해 추락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14일 오전 7시쯤 러시아의 SU-27 전투기가 미군 드론 MQ-9의 프로펠러를 강타해 드론을 공해상으로 추락시켰다"고 밝혔다. SU-27은 러시아 공군에서 운영하는 주력 전투기 기종 중 하나다. '리퍼'라는 이름이 붙은 MQ-9은 정찰과 공격이 둘 다 가능한 무인기다.

라이더 대변인은 "러시아 전투기가 충돌 전 미군 드론 앞에서 여러 차례 연료를 뿌리고 난폭하게 비행했다"며 "이 사건은 위험하고 비전문적이며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제임스 헤커 미 유럽공군사령관은 "MQ-9는 국제공역에서 일상적인 작전을 수행하던 중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해 완전히 손실됐다"면서 "러시아 측의 안전을 도외시한 비전문적 행위로, 두 항공기가 모두 추락할 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동맹국 항공기는 국제공역에서 운항을 계속할 것이며, 러시아 측에 전문적이고 안전하게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미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자국 상공 인근에서 비행하는 상대국 군용기를 차단(intercept)하는 행위는 과거에도 종종 발생한 적이 있지만 이처럼 물리적 충돌로 이어져 미군기가 추락한 경우는 냉전 이후 처음이라고 AP통신이 이날 전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추락과 관련해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를 국무부로 초치했고, 린 트레이스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도 러시아 외교부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는 미국 주장에 반발하는 입장이다. 이날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미국 MQ-9 무인기가 크림반도 인근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국경 방향으로 비행하는 것을 발견했다"며 "무인기가 러시아의 특수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임시로 설정한 공역의 경계를 침범했으며 조종력을 상실하고 강하하다가 수면과 충돌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 항공기는 무기를 사용하거나 무인기와 접촉하지 않았으며 러시아 전투기는 비행장으로 안전하게 귀환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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