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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지르며 마이크 던졌다…국민연금 기금위 민주노총 위원 해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부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 위원에 전문가 단체 추천 민간 전문가를 넣기로 한 가운데 이에 반발했던 노동계 몫 기금운용위원이 해촉된다.

보건복지부는 윤택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수석부위원장을 기금위 위원에서 20일부로 해촉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지난 7일 2023년 제1차 기금위 회의 중 윤 위원이 고성과 함께 마이크를 집어 던지고 회의 자료로 책상을 내려치는 등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는 게 이유이다. 복지부는 “위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라며“위원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77조의2제3호에 따라 품위손상이나 그 밖의 사유로 인해 위원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이 해촉할 수 있다.

당시 기금위에선 상근 3명, 비상근 6명 등 9명의 수책위원을 가입자단체로부터 추천받도록 한 운영규정을 바꿔 비상근 6명 중 3명은 전문가 단체 등으로부터 추천받는 수책위 구성 변경안이 통과됐다.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는 게 정부 설명이었지만, 일각에선 친정부 인사 위주로 채워져 의결권 행사 시 정부 입김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당시 표결은 윤 의원 등 노동계 위원 3명이 퇴장한 채로 진행됐다.

복지부는 “근로자 단체 추천 위원 몫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20일까지 새로운 후보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그 뒤에 기금 개악에 반대하는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회원들이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그 뒤에 기금 개악에 반대하는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회원들이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기금위는 국민연금 최고의결기구로,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기획재정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 차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 5명의 정부 측 당연직 위원, 사용자(3명)·근로자(3명)·지역가입자(6명)가 추천하는 인사, 관련 전문가 2명 등 14명의 민간위원으로 꾸려진다.

한편 이날 복지부는 수책위 구성 변경 결정에 띠라 전문가단체 추천을 받아 이인형, 강성진, 연태훈 위원 등 3명을 신규 수책위원으로 위촉했다. 이인형 위원은 한국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 수원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증권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복지부는 “재무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분야 전문가로 기금의 ESG 통합 전략 이행과 ESG 이슈 모니터링 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조 장관 뒤로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회원들이 ‘국민연금 기금 개악 반대'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조 장관 뒤로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회원들이 ‘국민연금 기금 개악 반대'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강성진 위원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겸 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이다. 해외 주식에 대한 책임투자 및 주주권 활동을 강화해야 하는 향후 기금 운영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인 연태훈 위원에 대해선 “기금운용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있는 금융경제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수책위는 가입자 단체가 각각 추천한 상근 위원 3명과 비상근 위원 3명, 전문가단체 추천 비상근 위원 3명까지 총 9명으로 2기 구성을 끝냈다.

이스란 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복지부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있어 수탁자책임 원칙(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라 전문·독립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책위 운영 및 논의과정을 충실히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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