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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긴축 중단 시계 빨라지나…연내 '피벗' 목소리 급부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의 급속한 긴축정책이 미국 금융 시스템까지 흔들자 기준금리 인상 경로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채권 시장의 혼란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에서다. 시장에서는 Fed가 올해 하반기에 금리를 내리는 피벗(정책 선회)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3월 금리 동결 급부상…인하 예측도

실리콘밸리은행. 연합뉴스

실리콘밸리은행. 연합뉴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Fed가 오는 21~22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숨 고르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JP모건체이스는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전망했고, 바클레이와 골드만삭스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봤다. 노무라증권은 아예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점쳤다.

전문가들의 예상도 비슷하다. 14일 오후 5시 기준 시카고선물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49.8%로 집계됐다. SVB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8일까지만 해도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0%였다. 반면 같은 기간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확률은 69.8→0%로 뚝 떨어졌다.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30.2→50.2%로 상승했다.

연내 1%포인트 ‘피벗’ 전망도

금리 중단을 넘어 Fed가 연내 금리를 인하하는 ‘피벗(정책 전환)’에 나설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됐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12월 기준금리가 3.75~4%로 결정될 것이라고 본 확률이 30.7%로 가장 높았다. 페드워치가 가장 가능성 높다고 예상한 올해 기준금리 고점은 4.75~5%였다. 이를 고려하면, 연내 1%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거라고 내다본 것이다.

이런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에 기준금리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8일 5.05%에서 13일(현지시간) 장중 3.83%까지 떨어졌다. 2001년 9·11 테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하락 폭을 넘는다. SVB사태가 터진 이후 연내 금리 하락에 시장이 '베팅'한 것이다. 역시 금리 인상에 민감한 나스닥은 13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0.45% 소폭 상승했고, 비트코인도 같은 기간 9.64% 급등했다.

시스템 위기 우려에 ‘정책 변경’ 전망

금리 정책 방향이 변경될 거란 예상이 급부상한 것은 SVB 사태가 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조짐을 보여서다. 통상 은행은 단기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뒤 장기 금리로 대출해 돈을 번다. 원래는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낮지만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에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나면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은행의 위기가 부각됐다.

최근 파산한 SVB의 지난해 말 총수신은 1747억 달러인데 여신은 743억 달러로 여수신 비율이 42.5%에 불과했다. 주고객인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이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에 침체를 겪으면서 대출 등 예금을 굴릴 만한 투자처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여기에 최근 스타트업 등의 자금난이 계속되면서 예금이 빠져나가자, 손실을 보고 보유한 채권을 대량으로 팔면서 재무상태가 급격히 부실화 됐다. 마켓워치는 SVB와 비슷한 재무상태를 가진 미국 중소 은행이 20개에 달한다고 집계했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가 진정되기 위해서 Fed 등 글로벌 주요국의 긴축 기조 전환, 즉 금리 인상 중단 또는 금리 인하 등의 정책 기조 전환의 확인을 금융시장이 원하고 있다”고 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 로이터

제롬 파월 Fed 의장. 로이터

일단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힌 중소은행들의 연쇄 뱅크런은 일어나지 않았다. 위기설이 돌았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짐 허버트 회장은 13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서 "JP모건 체이스 은행의 추가 자금 지원 덕에 고객들의 예금 인출 요구 금액을 모두 지급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는 캘리포니아주 당국과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SVB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Fed도 SVB 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놓고, 내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특히 SVB와 시그니처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영향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제대로 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해당 조사 검토 결과는 오는 5월 1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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