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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에 고교생까지 손 뻗었다…'젊은 전사' 지원서 돌린 러시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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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4일 러시아 PMC 와그너 센터 앞에서 센터 방문자들이 군복을 입은 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1월 4일 러시아 PMC 와그너 센터 앞에서 센터 방문자들이 군복을 입은 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민간 용병 업체(PMC) 와그너그룹이 전력 보강을 위해 고등학생 모집까지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 국방부가 13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최근 진행한 우크라이나 전쟁 평가에서 와그너그룹 설립자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와그너그룹 용병 채용을 일반 시민 대상으로 전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영국 국방부는 특히 이달 초부터 와그너그룹이 러시아 전역의 스포츠센터 최소 40곳에서 용병 채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지난 3일 자신이 소유한 기업 ‘콩코드’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 모국을 지킬 용병 회사 와그너의 새로운 전투원을 채용하기 위해 이미 여러 도시에 채용 센터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스포츠 클럽에 센터들이 있다. 와그너그룹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신체검사를 받은 뒤 채용 절차 설명을 듣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국방부는 또 와그너그룹이 고등학생까지 모집 대상으로 삼기 위해 눈을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복면을 한 와그너그룹 채용 담당자들이 모스크바의 여러 고등학교에서 진로 상담을 진행했는데 ‘젊은 전투원 지원서’라고 적힌 설문지를 배포하고 용병에 관심 있는 학생들의 정보를 수집했단 것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는 와그너그룹이 그간 해왔던 죄수 용병 모집을 이어가기 어려워졌단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와그너그룹은 러시아 교도소에 수감된 남성 죄수들을 상대로 ‘6개월간 전투에 참여하면 감형과 현금 혜택을 준다’는 조건을 내세워 용병을 모집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죄수 용병의 절반 정도가 사실상 전사한 가운데 프리고진과 러시아 국방부 수뇌부의 갈등이 심화한 것도 악수로 작용했다.

프리고진은 최근 정부 관리들이 의도적으로 와그너그룹에 탄약을 제공하지 않고 죄수 모집도 막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영국 국방부는“죄수 채용 제한이 지속하면 프리고진은 와그너 그룹의 우크라이나 전쟁 활동 규모와 강도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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