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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전 대법원장 별세…향년 99세

중앙일보

입력

故 김용철 전 대법원장. 대법원 제공

故 김용철 전 대법원장. 대법원 제공

전두환 정부의 마지막 사법부 수장이었던 김용철 전 대법원장이 14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9세.

1924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난 김 전 대법원장은 당시 5년제였던 경북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1949년 제3회 조선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

대구지방법원에서 판사생활을 시작했으나 탁월한 판결문 작성 능력을 인정받아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로 발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춘천지방법원장을 거쳐 1975년 남들보다 이른 연차에 대법원 판사(대법관)가 됐다. 1981년부터 5년간 법원행정처장을 맡아 형사·민사소송규칙과 가사심판규칙을 제정하고 전국 순회심판소를 신설하기도 했다.

1986년 3월 故 김용철 전 대법원장이 임명될 당시 중앙일보 기사. 중앙DB

1986년 3월 故 김용철 전 대법원장이 임명될 당시 중앙일보 기사. 중앙DB

1986년 전두환 전 대통령은 유태흥 전 대법원장 후임으로 김 전 대법원장을 임명했다. “명쾌한 법률이론에 행정 수완을 겸비해 일찍부터 대법원장감으로 지목돼온 원로법관”이라는 평이 당시 중앙일보 사설에 담겼다. 법원에 전산실이 처음 설치된 것도 김 전 대법원장 때의 일이다.

개헌 이후 들어선 노태우 정부는 김 전 대법원장을 재임명하려 했으나 현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젊은 판사 300여명이 반발 서명을 냈다. 이른바 1988년 6월 ‘2차 사법파동’이다. 김 전 대법원장은 “법관들의 생각이 그렇다면 더 이상 이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고, 이번 사태가 사법부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틀 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상훈으로는 청조근정훈장(1979년)과 수교훈장광화대장(1986년), 국민훈장무궁화장(2015년)이 있다.

빈소는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17일이며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이다. 유족으로는 장남 김성재 연세대 명예교수, 사위 최성준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있다. 장례는 법원장(葬)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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