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호주 핵추진 잠수함에 319조원 투입…오커스, ‘中 견제’ 로드맵 공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영국·호주의 3자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가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첫 대면 정상회의를 열고 ‘호주 핵추진 잠수함 공급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3국 정상 회견은 샌디에이고 포인트 로마 해군기지의 미주리함을 배경으로 진행됐다. 2030년대 초 호주에 넘길 잠수함과 같은 급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영국·호주의 3자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가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첫 대면 정상회의를 열고 ‘호주 핵추진 잠수함 공급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3국 정상 회견은 샌디에이고 포인트 로마 해군기지의 미주리함을 배경으로 진행됐다. 2030년대 초 호주에 넘길 잠수함과 같은 급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오는 2032년께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3~5척을 호주에 판매한다. 별개로 영국과 호주가 합작해 대당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신형 핵추진 잠수함을 최소 8척 건조한다. 이에 앞서 미국은 2027년부터 4년에 걸쳐 버지니아급 잠수함 4척을 호주에 배치해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를 돕는다.

미국·영국·호주의 3자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가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첫 대면 정상회의를 열고 이 같은 ‘호주 핵추진 잠수함 공급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21년 9월 오커스 발족 당시 예고됐던 계획의 세부 일정을 공개한 것으로 이로써 호주는 세계 7번째 핵추진 잠수함 보유국이 될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호주의 콜린스급 잠수함이 2030년대에 퇴역하면서 발생할 공백을 메우기 위해 추진됐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오커스의 최우선 목표는 인도·태평양 안정 강화”라면서 “이번이 시작일 뿐, 더 많은 파트너십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번 프로젝트가 “예상보다 10년은 빨라졌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3연임 공식화 후 첫 연설에서 ‘대만 통일’ 의지를 재천명하면서 국방과 군 현대화 전면 추진을 주문했다.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지난해보다 7.2% 증가한 1조5537억 위안(약 293조 원)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오커스가 “대서양 동맹국들과 태평양 동맹국들이 연결돼야 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신념을 구현한다”면서 “로널드 레이건이 ‘힘을 통한 평화’를 말했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국의 힘을 통한 평화’라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3개국 잠수함 함대가 대서양과 태평양을 가로질러 협력하여 우리 바다를 자유롭게 지킬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호주 정부는 국방에 투자할 결의가 돼 있다”며 화답했다. 이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점증하는 강압적 행동, 이란과 북한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 등을 국제 불안 요소로 지목하면서 공조 필요성을 역설했다.

미국·영국·호주의 3자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가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첫 대면 정상회의를 열고 ‘호주 핵추진 잠수함 공급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3국 정상 회견은 샌디에이고 포인트 로마 해군기지의 미주리함을 배경으로 진행됐다. 2030년대 초 호주에 넘길 잠수함과 같은 급이다. AP=연합뉴스

미국·영국·호주의 3자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가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첫 대면 정상회의를 열고 ‘호주 핵추진 잠수함 공급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3국 정상 회견은 샌디에이고 포인트 로마 해군기지의 미주리함을 배경으로 진행됐다. 2030년대 초 호주에 넘길 잠수함과 같은 급이다. AP=연합뉴스

회견에 앞서 배포된 공동성명에는 3단계에 걸친 세부 일정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2030년대 초에 미국이 판매하는 버지니아급 3척(필요시 2척 추가)이 호주 해안에 당도하게 된다. 호주 군 및 민간 인력을 미국·영국 해군 등에 배치·훈련하는 등 운용 기술 전수도 병행된다. 최종 단계에선 최첨단 미국 기술을 포함하고 영국의 차세대 설계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등급의 잠수함 ‘SSN-오커스’가 영국과 호주에서 생산된다. 영국은 2030년대 후반, 호주는 2040년대 초에 첫번째 SSN-오커스 잠수함을 인도받을 전망이다. 호주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계획에 2055년까지 2450억 달러(약 319조 원)가 소요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다만 오커스 정상들은 호주의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의 반발과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 논란 등을 우려해 이번에 도입되는 잠수함이 전략핵 잠수함이 아니라 핵연료를 기반으로 운용되는 ‘핵추진 잠수함’이란 점을 부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배엔 어떤 종류의 핵무기도 탑재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에 앞서 핵추진 잠수함을 운용 중인 6개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인도·러시아)은 모두 핵 보유국이라 전략핵 잠수함과의 구분에 큰 의미가 없다. 3국 정상 회견은 샌디에이고 포인트 로마 해군기지의 미주리함을 배경으로 진행됐다. 호주에 넘길 잠수함과 같은 급이다.

14일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엄중한 핵 확산 위험을 초래하고, 핵확산금지조약의 목적과 취지에 위배된다"며 미·영·호주가 발표한 공동성명에 "결연한 반대"를 표명했다. 러시아 역시 “(핵)비확산 원칙에 우려를 제기한다”고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 대해 이같이 지적하고 “특별한 투명성이 요구되는 만큼 제기되는 의문에 대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핵확산 방지에 저촉되는 일이 없도록 협의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호주는 우리와 전면안전조치(CSA)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국가로서 핵물질에 관한 안전 조치를 적용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했다.

용어사전핵추진 잠수함

원자력(핵) 에너지를 동력으로 사용해 운용하는 잠수함. 연료가 떨어지면 급유를 해야 하는 디젤 엔진 잠수함과 달리 사실상 재급유를 할 필요없이 오랜 기간 수중에 머물며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핵무기를 탑재해 운용하는 전략핵잠수함과는 다르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