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 깬 환자도 “그만합시다”…17시간 심장과 혈투, 김영훈

  • 카드 발행 일시2023.03.15

지난달 23일 김영훈(65) 고려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를 인터뷰하러 가는 길, 기자의 휴대폰이 울렸다. 응급 수술이 잡혔으니 인터뷰를 서둘러야 할 것 같다는 병원 홍보팀의 연락이었다. 병원장(2019년 12월부터 2023년 2월까지 고려대의료원장)이 언론 인터뷰 일정도 자유롭지 않으냐는 기자에게 홍보팀 관계자는 “고려대의료원 산하 안암·구로·안산 등 3개 병원을 이끌면서도 환자를 놓지 않았다”고 했다. 한 달에 두 번은 기존 환자 외래진료를 했고 이날처럼 급한 환자가 생기면 시술도 맡았다고 한다.

인터뷰 당일의 환자는 김 교수의 은사(恩師)님이었다고 한다. 올해 85세인 스승은 원래 부정맥이 있어 약으로 관리하고 있었는데, 최근 맥박이 떨어지고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다. 급히 몸 안에 박동기를 넣는 시술을 해야 했다. “고령 환자인데 시술이 문제없느냐”고 걱정하자, 김 교수는 “이전에 100세 환자도 같은 시술을 했다. 그분은 박동기를 달고 3년 더 건강히 사셨다”고 차분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