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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소방수’ 나섰지만 위기감 여전…美 12개 은행 ‘주식거래 일시중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관련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13일 오후(현지시간) SVB 규제 및 감독 문제에 대한 평가 작업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앞서 이날 오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은행 파산 재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의회와 금융 당국에 은행 관련 규제를 강화하도록 요청하겠다”고 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SVB를 둘러싼 사건은 연준의 철저하고, 투명하고, 신속한 평가가 요구된다”고 했다. 연준의 이번 평가 작업은 마이클 바 연준 금융감독담당 부의장이 이끌 예정이다. 바 부의장은 이번 SVB 파산과 관련해 “우리가 이 회사를 어떻게 감독하고 규제했는지, 그리고 이번 경험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와 관련해 신중하고 철저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해당 평가 결과를 오는 5월 1일까지 내놓을 예정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P=연합뉴스

바이든 행정부도 SVB에 대한 캘리포니아주 정부와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의 감독이 적절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규제 당국이 잇따라 파산한 SVB와 시그니처은행이 지난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필요한 계획과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했는지를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SVB와 시그니처은행을 감사한 회계법인 KPMG도 조사받을 전망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VB와 시그니처은행을 회계 감사한 KPMG가 각각 적정 의견을 내고 감사보고서를 승인한 지 각각 불과 14일, 11일 만에 이들 은행이 붕괴함에 따라 규제 당국의 조사와 소송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KPMG의 부실 감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중요한 두 가지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이 시작된 시점, 그리고 은행 경영진과 KPMG 회계 감사인들이 위기를 알게 된 시점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SVB 붕괴를 초래한 공황 이후 시장의 안정을 위협하는 잠재적인 위법 행위를 엄중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13일 성명을 내고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시기에 SEC는 특히 시장 안정성을 모니터링하고 투자자, 자본 형성 또는 시장을 더 광범위하게 위협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위법 행위를 식별하고 기소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일요일인 12일 저녁 발표된 미 재무부ㆍ연준ㆍ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 전액 보호’ 조치와 다음날인 13일 오전 9시 금융시장 개장과 맞춰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안전하다”고 한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도 투자자들의 위기감은 여전하다. 지난 8일 가상화폐 전문 은행 실버게이트의 자진 청산 발표→10일 SVB 파산 절차 발표→12일 시그니처은행 폐쇄 조치 이후 맞은 13일 미 뉴욕 증시에서 중소 규모의 지방 은행주가 일제히 폭락했다. 미 뉴욕타임스(NTY)는 이날 “급격한 주가 하락으로 12개 은행주 거래가 아침에 일시 중단됐다”며 “주가 폭락을 막기 위한 것으로 이른바 ‘서킷 브레이커’가 작동됐다”고 보도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중소 규모 지방 은행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사진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중소 규모 지방 은행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사진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파산 위기설이 돈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B)은 연준과 JP모건체이스로부터 긴급 자금을 확보했지만 투자자 불안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FRB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61.83% 폭락한 31.21달러를 기록했다. 애리조나에 본사를 둔 지방 은행 웨스턴얼라이언스뱅크코프는 47%, 키코프와 코메리카는 약 30% 폭락했다. 유타에 본사를 둔 시온스뱅크코프는 약 25% 하락했다.

규모가 큰 대형 은행들 주가도 줄줄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초대형 은행인 씨티그룹과 웰스파고는 각각 7% 이상 하락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5.8% 하락했다. 이에 따라 24개 주요 은행의 실적을 추적하는 KBW 나스닥 은행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약 12% 하락했다.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엄 지역은행의 투자관리 부문 최고재무책임자인 앨런 맥나이트는 “(은행주 급락의) 많은 부분이 심리적 요인”이라고 NYT에 말했다.

다만 미 재무부는 연방정부의 긴급 조치 이후 중소 규모의 각 은행에서 예금 인출이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는 것을 긍정적 신호로 보고 있다고 한다. 미 CNN방송은 재무부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재무부는 중소 규모의 은행에서 예금 유출이 완화되는 징후들을 보고 있다”며 “리스크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지만 ‘예금이 안전하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낸 정부 핵심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보도했다.

SVB 매각을 위한 경매도 재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WSJ는 13일 “미 금융 당국이 SVB의 새 주인을 찾아주기 위한 두 번째 경매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전날 실시된 SVB 매각 경매에는 미국 은행 PNC파이낸셜이 입찰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가 SVB 실사작업 후 이를 철회했다고 한다.

미국 금융규제 당국의 예금자 보호 조치로 예금 접근이 가능해진 13일 오전(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서 예금 인출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금융규제 당국의 예금자 보호 조치로 예금 접근이 가능해진 13일 오전(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서 예금 인출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미 금융 당국의 긴급조치로 예금 보호 한도를 넘어서는 예금에 대해서도 전액 보증을 받게 된 SVB 본사와 각 지점에는 13일 예금을 찾으려는 고객들이 몰렸다.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있는 SVB 본사에는 은행 문이 열리기 전부터 예금 인출을 위해 이곳을 찾은 고객 20여명이 줄을 지어 대기했다. 이들 고객은 SVB와 수년간 거래해온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 관계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SVB 고객 일부는 온라인 계정 접속이 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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