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낙후한 충무로 일대 환경을 확 바꾼다. 보행로 폭을 넓히고 녹지를 조성해 ‘걷기 좋은 길’로 만든다는 생각이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의 ‘충무로(돈화문로) 도로공간재편사업’ 공사를 시작한다고 14일 밝혔다. 서울 중구 충무로역 교차로에서 종로3가까지 약 1㎞ 구간이 대상이며, 올해 연말 완공이 목표다.
충무로 보행로 1.8배 확대
충무로는 인쇄소 등 소형 점포가 밀집해 주요 보행로가 좁다. 또 노후한 시설물·적치물로 인해 통행이 불편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도 폭을 확대한다. 1개 차로를 줄여서 현재 0.7~1.5m인 보도공간을 2~2.8m까지 최대 1.8배 늘린다. 낡은 보도 포장도 통일성 있는 포장재로 교체할 계획이다. 명정전(창경궁 법전) 앞 바닥 포장 패턴 디자인을 응용한 화강석 판석이다.
녹지도 조성한다. 가로수 주변에 국수나무·노랑꽃창포·붓꽃 등 다양한 초화류를 심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충무로 북측 방향에는 청계천, 남측 방향에는 퇴계로가 맞닿아 있다”며 “충무로에 녹지 조성이 끝나면 도심에서 녹음·하천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새로운 산책 코스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 공간도 바뀐다. 충무로 일대는 아크릴·인쇄·기계·공구·조명 업종 상가가 빽빽하게 밀집한 지역이다. 지역 특성에 맞게 인근 점포를 방문하는 차량이 조업할 수 있도록 주차 공간을 정비한다. 상인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조업 주차공간을 확보하면서도, 도로교통법에 저촉하는 조업 주차면을 일부 없앨 계획이다. 이밖에 사다리꼴 형태로 노면에서 10㎝가량 쑥 올라온 형태의 횡단보도(고원식 횡단보도)도 신설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도로 공간 재편 사업의 일환이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도심 주요 간선도로를 대상으로 비슷한 사업을 진행했다. 세종대로사거리~서울역(1.6㎞), 회현역~퇴계로2가(1.1㎞), 퇴계로2가~광희동사거리(1.5㎞) 등에서 보행공간을 넓히고 자전거전용도로를 설치했다.
횡단보도 개선, 조업 주차공간 정비
서울시는 이번 사업지가 종로3가역·충무로역을 중심으로 종묘와 남산한옥마을을 최단 거리로 연결하는 구간인 만큼 도심 보행 명소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자율주행 버스 운행구간을 연계하면 세종대로·퇴계로와 함께 충무로가 서울시의 대표적인 보행로 중 하나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충무로가 지역 상권과 관광지를 잇는 보행 거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도심 보행 공간 확대를 통해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