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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이 맛있네요""대통령 레시피"…與지도부 감탄한 만찬 음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이 아주 시원하고 맛있네요.”(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대통령 레시피로 만든 겁니다.”(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김기현 신임 당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누며 웃음짓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김기현 신임 당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누며 웃음짓고 있다. 뉴스1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간 만찬 자리에 나온 김치콩나물국을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소고기ㆍ꼼장어 등을 먹고 난 뒤 쌀밥과 함께 나온 후식 메뉴인 김치콩나물국이 ‘윤석열표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직접 요리하는 것을 즐기는 윤 대통령이지만, 한 참석자는 “대통령실에서도 음식 솜씨가 발휘될 줄 몰랐다”며 “참석자들 모두 놀랍고 재밌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3시간 가까이 진행된 만찬 자리는 화기애애한 장면이 많이 연출됐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대한 선제 대응 방안,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사례에서 본 정무적 역할의 중요성, 차기 총선 승리의 당위성 같은 말만 오간 게 아니었다.

국민의힘 지도부 대다수가 친윤으로 이뤄진 만큼 윤 대통령은 “모두 동고동락하던 사이라 든든하다”며 한 명 한명과 덕담을 나눴다. 윤 대통령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고향(충남)을 지역구로 둔 정진석(공주ㆍ부여ㆍ청양)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우리 충청도는 모두 윤 대통령을 충청의 아들로 생각한다”(정 전 위원장)고 말하면 윤 대통령이 “충청을 자주 갔다”고 화답하는 식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 앞서 김기현 대표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태영호 최고위원, 주호영 원내대표, 정진석 전 비대위원장, 윤 대통령, 김 대표, 김재원, 김병민, 조수진 최고위원.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 앞서 김기현 대표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태영호 최고위원, 주호영 원내대표, 정진석 전 비대위원장, 윤 대통령, 김 대표, 김재원, 김병민, 조수진 최고위원. 뉴시스

특히 탈북자로는 사상 처음 여당 지도부가 된 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해 세심한 배려를 많이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태 최고위원이 전당대회 선거 기간 여러 당원과 만나는 것을 보고 신변이 괜찮을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대중 노출이 많아져 태 최고위원이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는 우려다.

이에 태 최고위원이 “무탈하게 잘 치렀다. 걱정 감사하다”고 답하자 윤 대통령은 “이제 지도부가 됐으니 정부 차원의 더 각별한 신변 보호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2년 전 눈 건강이 악화해 망막 수술을 받은 조수진 최고위원에겐 “요즘엔 눈 건강이 괜찮냐”고 안부를 물었다고 한다. 또 김재원 최고위원에겐 “저를 이 당에 처음 들어오라고 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상견례 성격의 자리였던 만큼 호칭도 자유로웠다. 윤 대통령의 청년 1호 참모 출신인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14일 한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평소처럼) 어제 ‘예찬아, 예찬아’ 이렇게 불렀다”고 말했다. 이름이 불린 다른 참석자도 있었다. 지난해 대선 경선 캠프부터 대변인을 맡은 김병민 최고위원에게도 윤 대통령이 “병민아”라고 불렀다고 한다.

평소 윤 대통령이 사석에서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김기현 대표에겐 이날만큼은 “대표님”이라고 예우했다고 한다. 서울대 법대 한 해 선배인 김 대표(78학번)는 만찬에 앞서 공개된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90도 가까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기도 하는 등 서로 예의를 갖춘 모습이었다. 만찬에 참석한 여권 관계자는 “격의와 존중이 모두 공존한 허심탄회한 자리였다”며 “당ㆍ정간의 케미가 너무 잘 맞아 앞으로 월 2회 정기회동 역시 화기애애하고 건설적인 대화가 많이 오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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