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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화재, 사흘째 검은 연기…'강수대'가 수사 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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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밤 대전시 대덕구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사흘째 이어지면서 인근 아파트 주변과 초·중·고 학생이 피해를 보고 있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소방은 합동 감식에 나섰다.

화재 발생 사흘째인 14일 오전 9시30분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CCTV 영상 캡처]

화재 발생 사흘째인 14일 오전 9시30분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CCTV 영상 캡처]

14일 대전경찰청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경찰과 소방·국과수 등으로 이뤄진 정부합동감식반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위한 사전 조사를 시작했다.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제2공장 가류공정 지점을 중심으로 무너진 철골구조물을 따라 감식 요원 투입이 가능한지를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현장에선 검은 연기와 함께 유독가스가 가시지 않아 조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타이어 보관 물류동 연기…소방당국 "잔해물 타고 있어"

이날 오전 9시30분쯤 촬영된 고속도로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보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물류동(3창고)에선 여전히 시커먼 연기가 치솟았다. 소방당국은 이곳에 보관 중이던 타이어 21만개가 모두 불에 탔다고 밝혔다. 검은 연기는 바닥에 남아 있는 잔해물이 타면서 발생한 것으로 당국은 추정했다.

14일 오전 9시30분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경찰과 소방이 합동감식에 들어가기 전 언론에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14일 오전 9시30분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경찰과 소방이 합동감식에 들어가기 전 언론에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13일 오후 8시30분쯤에는 물류동에서 시뻘건 불기둥이 다시 치솟으면서 인근 주민들이 “화재가 재발하는 게 아니냐”고 걱정했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잔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쌓여있던 과연 물질을 들추다 보면 일시적으로 불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소방, 급속도로 확산한 불길에 주목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길이 급속도로 확산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현장에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공장 내부에 고무 등 인화성 물질이 많았던 게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추정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타이어 주원료인 천연고무와 화학약품 등이 고온과 화재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화재 발생 이틀째인 13일 오후 8시30분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불기둥이 치솟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CCTV 영상 캡처]

화재 발생 이틀째인 13일 오후 8시30분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불기둥이 치솟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CCTV 영상 캡처]

강위영 대덕소방서장도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가류공정 컨베이어벨트 아래에 있던 분진을 타고 불길이 공장 양쪽으로 급속하게 번진 것으로 본다”며 “(2공장) 바로 옆에 있던 타이어 보관 창고로 불길이 옮겨붙으면서 천정이 무너졌고 그로 인해 피해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사안 중대성 고려 '강수대' 수사 

정용근 대전경찰청장은 사고 중대성을 고려, 수사를 대전청 강력범죄수사대(강수대)에서 맡도록 지침을 내렸다. 인명 피해는 없지만 막대한 재산 손실과 주민 피해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한국타이어 측으로부터 CCTV 영상 등 관련 자료를 제출받은 만큼 압수 수색 등 강제 수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12일 오후 10시9분쯤 발생한 화재로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건축물이 전소돼 붕괴 직전에 놓여 있다. 신진호 기자

12일 오후 10시9분쯤 발생한 화재로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건축물이 전소돼 붕괴 직전에 놓여 있다. 신진호 기자

대전경찰청 수사팀 관계자는 “이번 화재는 인명 피해가 없고 재물 피해만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안이) 덜 중요하다”며 “강제 수사가 아닌 임의 수사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등교 중단했던 공장 인근 학교 정상 운영 

화재 여파로 등교를 중단하거나 휴업했던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인근 8개 초·중·고등학교는 14일 모두 정상 등교했다. 다만 야외 활동을 제한하고 창문 개방 금지, 공기청정기 가동 등 조치는 계속하고 있다. 대전 대덕구청이 마련한 임시 대피소에 머물던 주민도 모두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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