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사기잖아"…뼈 없는 닭날개 먹고 소송건 미국인 왜

미국 치킨윙 체인 '버팔로 와일드 윙스(Buffalo Wild Wings·BWW)'의 메뉴 '뼈 없는 치킨 윙'. 사진 BWW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유명 치킨윙 체인이 닭 날개가 아닌 순살 닭고기로 만든 메뉴를 '뼈 없는 닭 날개'(boneless wings)로 소개해 판매했다가 허위 광고 및 소비자 기만 등의 혐의로 피소됐다.

13일(현지시간) 시카고 매체와 경제지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시카고 남성 에이먼 할림은 '버팔로 와일드 윙스'(Buffalo Wild Wings·BWW)가 닭 날개로 만들지 않은 음식을 '뼈 없는 닭 날개'로 이름 붙여 파는 것은 사기 행위라며 BWW와 모기업 '인스파이어 브랜즈'(Inspire Brands)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할림은 지난 10일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시카고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지난 1월 시카고 북서 교외도시 마운트 프로스펙트의 BWW에서 '뼈 없는 닭 날개'를 사 먹었다"며 "뼈를 제거한 닭 날개 요리라 생각해 샀는데 살코기에 빵가루를 입혀 튀긴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성분을 보면 닭 날개라기 보다 치킨 너겟에 더 가깝다"며 "만일 닭 날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를 포함한 다수의 소비자들이 모르고 있던 사실"이라며 "'뼈 없는 닭 날개'에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할림은 "일리노이를 비롯한 미국 대다수 주는 거짓되고 기만적인 마케팅과 광고, 사기, 부당이득을 법으로 금하고 있다"며 "명백한 허위 광고 사례를 계속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할림의 변호인단은 유사 경험을 가진 소비자들을 모아 집단 소송을 추진할 계획이다.

할림은 명시하지 않은 규모의 피해 보상과 징벌적 손해 배상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법원에 "BWW가 더 이상 이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BWW는 2003년 처음 '뼈 없는 닭 날개'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2019년 제조법을 업데이트했다며 "연간 1억개 이상이 팔린다"고 홍보한 바 있다.

1982년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 처음 설립된 BWW는 올 1월 기준 미 전역에서 1278개의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BWW은 이번 소송과 관련해 트위터 등을 통해 "우리의 '뼈 없는 닭 날개'는 모두 순살 닭고기로 만들어진 게 사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BWW은 "우리의 햄버거에 햄이 들어있지 않고, 우리의 버팔로 윙스에 버팔로 고기가 0% 첨가된 것과 같다"고 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