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현(왼쪽부터), 안철수, 황교안,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8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있다.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경쟁 당권 주자였던 안철수 의원에 이어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14일 오찬을 하는 가운데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에게도 '만남'을 제안하며 '연포탕(연대·포용·탕평)' 행보를 보인다. 다만 천 위원장이 '진정 연대와 포용하려는 의지에 대한 지도부의 진정성'을 우선 확인하겠다고 답해 만남은 아직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황 전 대표와 오후 12시부터 오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오찬에서는 전당대회가 최근 마무리된 만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당 운영의 '원팀'을 다지며 덕담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황 전 대표가 전날(13일) 3·8 전당대회에 대한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천 위원장은 아직 만남 일정을 잡지 않아 김 대표의 '연포탕' 행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실시간 기록은 5초에 한 번씩 발표하는데 첫째 날 16시경 투표인 끝자리 수가 모두 5로 끝났다. 5초 간격으로 정확하게 10의 배수씩 늘어났다는 뜻”이라며 "과연 이것이 정상적으로 가능키나 한 투표기록인가. 이거 조작이 의심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천 위원장은 같은 날 CPBC 평화방송 '김혜영의 뉴스공감'과의 인터뷰에서 "김기현 대표 측으로부터 만났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도 "저 같은 (이준석의) 대리인은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만남 제안을 승낙하지 않은 것이다. 약속을 잡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지도부의 통일된 입장이 뭔지를 사실 잘 모르겠다"며 "지도부에서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되고 나서 만나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이준석계 배제'인지 아닌지 밝힌 뒤에야 만나도 만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 대표는 전날 안 의원과 만나 과학기술 관련 특위 위원장직을 제안했지만 안 의원은 "재충전할 시간을 달라"며 사실상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 과정에서 이런저런 논란이 있었지만, 우리는 큰 틀에서 한 식구"라며 "안 의원과 아주 충분한 얘기를 나눴다. 김기현 대표 체제가 튼튼해지고 확실히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