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세 모녀(김영식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부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 간 상속 분쟁이 본격화하기 전 LG가(家) 내부에서 이를 중재하려 했지만 결국 소송을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극적인 화해나 합의가 없으면 법정 싸움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3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여사 측이 소송을 제기하기 전 구본무 선대회장의 여동생인 구훤미씨가 “법정 소송까지는 하지 말자”는 취지로 중재에 나섰다. 복수의 관계자는 “(구훤미씨가) 구광모 회장과 김 여사 측 사이에서 중재를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여사 측과 중재안을 놓고 서로 평행선을 달리면서 결국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씨는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이자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구본식 LT그룹 회장의 누나로 구 선대회장 별세 후 맏이 역할을 하고 있다.
다른 형제의 입장도 변수다. 익명을 원한 한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구본준 회장은 이에 대한 입장을 현재까지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본준 회장은 구 선대회장의 둘째 동생으로 2018년 구 선대회장 별세 후 구광모 회장 취임 당시 LG그룹 부회장에서 고문으로 물러났다. 2021년에는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해 현재 LX그룹을 이끌고 있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김 여사 측은 소송 전 구 선대회장의 지인들에게 의견을 구했으며, 이들이 소송 후 다시 중재에 나섰다. 이번 소송 과정을 잘 아는 또 다른 관계자는 “애초 김 여사 측이 상속 절차상 문제를 바로잡고자 하는 차원이었는데 경영권 문제로 확대 해석돼 곤란해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구 회장 일가에서 상속 분쟁이 불거진 뒤 ㈜LG 주가는 2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G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79%(2400원) 오른 8만830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엔 9만26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소송 제기 사실이 알려진 지난 10일 종가는 전날보다 6.58%(5300원) 오른 8만5900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