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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은 하지말자"…LG가 어른 나섰지만, 상속분쟁 중재 실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고(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앞줄 왼쪽) 가족사진. 오른쪽은 구 명예회장 부인인 고 하정임 여사. 사진 LG그룹

고(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앞줄 왼쪽) 가족사진. 오른쪽은 구 명예회장 부인인 고 하정임 여사. 사진 LG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세 모녀(김영식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부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 간 상속 분쟁이 본격화하기 전 LG가(家) 내부에서 이를 중재하려 했지만 결국 소송을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극적인 화해나 합의가 없으면 법정 싸움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3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여사 측이 소송을 제기하기 전 구본무 선대회장의 여동생인 구훤미씨가 “법정 소송까지는 하지 말자”는 취지로 중재에 나섰다. 복수의 관계자는 “(구훤미씨가) 구광모 회장과 김 여사 측 사이에서 중재를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여사 측과 중재안을 놓고 서로 평행선을 달리면서 결국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씨는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이자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구본식 LT그룹 회장의 누나로 구 선대회장 별세 후 맏이 역할을 하고 있다.

고(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왼쪽)이 1995년 회장 이취임식에서 장남인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에게 그룹기를 넘기고 있다. 사진 LG그룹

고(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왼쪽)이 1995년 회장 이취임식에서 장남인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에게 그룹기를 넘기고 있다. 사진 LG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 LG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 LG그룹

다른 형제의 입장도 변수다. 익명을 원한 한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구본준 회장은 이에 대한 입장을 현재까지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본준 회장은 구 선대회장의 둘째 동생으로 2018년 구 선대회장 별세 후 구광모 회장 취임 당시 LG그룹 부회장에서 고문으로 물러났다. 2021년에는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해 현재 LX그룹을 이끌고 있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김 여사 측은 소송 전 구 선대회장의 지인들에게 의견을 구했으며, 이들이 소송 후 다시 중재에 나섰다. 이번 소송 과정을 잘 아는 또 다른 관계자는 “애초 김 여사 측이 상속 절차상 문제를 바로잡고자 하는 차원이었는데 경영권 문제로 확대 해석돼 곤란해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구 회장 일가에서 상속 분쟁이 불거진 뒤 ㈜LG 주가는 2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G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79%(2400원) 오른 8만830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엔 9만26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소송 제기 사실이 알려진 지난 10일 종가는 전날보다 6.58%(5300원) 오른 8만59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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