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 폐암 잡겠다…‘돌연변이’ 쫓는 명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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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를 만나다] 안명주 교수

안명주 교수 [중앙포토]

안명주 교수 [중앙포토]

국내 암 발병률만 놓고 보면 갑상샘암이 가장 높지만 덜 위험한 종양까지 암으로 판정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1위는 폐암이 꼽힌다. 위암, 간암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줄었지만 폐암은 별로 그렇지 않았다. 사망 원인 1위인 암은 여전히 폐암이고, 5년 생존율도 36.8%로 치명적이다. 예전보다 나아졌다지만 아직도 ‘포기한 암’ ‘암 중의 암’인 셈이다.

안명주(62) 성균관대 의대·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그런 폐암과 싸운다. ‘명의’로 불리는 의사이자 신약 연구 과학자로 세계 상위 0.1%에 든다.

안 교수는 2019년부터 4년 연속 임상의학 분야 HCR(Highly Cited Researchers)로 선정됐다. 글로벌 학술기관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선정하는 HCR은 각 분야에서 논문 영향력이 세계 0.1% 수준에 드는 학자를 뜻한다.

폐암 전문의 선택 이유는.
“폐암은 옛날부터 흡연과 관련된 암이라서 ‘포기한 암’처럼 여겨졌어요. 흡연이라는 매우 명확한 ‘귀책사유’를 가졌으니 환자 탓으로 낙인찍는 암이었죠. 10년 전만 해도 폐암에 걸리면 딱 6개월 사형선고였어요. 그런데 사실은 비흡연 폐암이 굉장히 많거든요. 문제는 원인을 몰라요. 그래서 원인을 찾고 치료해 보려고 폐암을 택하게 됐죠.”
HCR로 선정되고 연구 수상도 많은데.
“종양내과 의사로 30년 일하면서 관심 분야는 폐암 중에서도 EGFR 돌연변이였어요. EGFR 돌연변이 유전자라는 게 주로 폐암을 일으키는데, 비흡연 폐암의 상당수가 이 유전자와 관련이 있죠.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에서 돌연변이가 외국의 경우 10%인 데 반해 우리나라 등 동양권은 30%를 차지해요. 이 암의 표적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임상 연구를 해 온 게 인정받은 것 같아요.”
개발된 치료제가 있나.
“국내 개발 약이 치료제로 선택돼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죠. 개인적으로 굉장한 자부심을 느껴요. 하지만 암도 계속 살아남으려고 하기 때문에 치료제를 쓰다 보면 내성이 생겨요. 그러면 왜 약이 안 듣는지 연구하고 또 다른 신약을 개발해야죠.”
의사가 가져야 할 자질은.
“환자와 병에 겸손해야 해요. 자기가 아는 만큼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죠. 의사는 자기 시간도 포기하고 환자를 보는 직업이라 성실이 우선이에요.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살아야 하는 프로정신이 너무나 중요해요. 성적만으로 (의대) 왔다가 포기하는 친구가 많아요.”
연구를 위한 질문은 어디에서 나오나.
“후배들에게 항상 ‘환자가 스승이다’고 말해요. 폐암은 갈 길이 멀어요. 매일 환자를 보면서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질문을 던지죠. 답이 없을 때 답하기 위해 연구해야 하고요. 해결할 책임은 우리에게 있으니까요.”

안 교수는 영어 C로 시작하는 단어를 좋아한다고 했다. 환자와 소통(Communication), 동료와 협력(Collaboration), 호기심(Curiosity), 문제 해결 위한 창의적(Creative) 생각, 끝으로 자기 일에 대한 확신(Confidence)까지. 그를 명의이자 명연구자로 만든 다섯 가지 ‘C’다.

'0.1%를 만나다’는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의 연재 시리즈입니다. 매주 수요일에 발행됩니다. '0.1%를 만나다'의 이번 순서는 안명주 성균관대 의대·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를 찾아갔습니다. 안 교수는 '폐암 명의'일뿐 아니라 신약 과학자로도 세계 상위 0.1%에 듭니다. 한국인은 왜 서양인에 비해 담배를 안 피우는데도 폐암에 많이 걸릴까? 이 질문을 던진 뒤 평생을 두고 'EGFR 돌연변이 유전자'와 싸우는 안 교수 스토리는 더중앙플러스 ‘0.1%를 만나다'에서 보다 자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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