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야구 대표팀이 중국을 완파했다. 1라운드 탈락의 분을 풀듯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4차전에서 22-2,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2006년 대회 창설 이후 최다 득점 및 최다 점수 차 기록이다.
한국은 2승 2패를 기록, 체코(1승 3패)와 중국(4패)을 제치고 3위로 대회를 마쳤다. WBC는 조별리그 최하위가 다음 대회 예선부터 치러야 한다. 중국전 승리로 한국은 다음 대회 본선 시드를 확득했다.
1진급 선수들이 참가한 건 아니지만 프로 선수들이 참가한 대회에서 가장 큰 점수 차로 이긴 건 2003년 쿠바 야구월드컵 러시아전(26-3 승)이다. 이번 경기는 역대 두 번째 점수 차 승리로 기록됐다. 2회 등판한 소형준은 3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낮 열린 경기에서 호주(3승 1패)가 체코를 이기면서 한국은 2라운드(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강철 감독은 중국전을 앞두고 "몸이 좋지 않은 선수도 있고, 그동안 나서지 않았던 선수들을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박해민(1루수)-김혜성(2루수)-이정후(중견수)-김하성(3루수)-강백호(지명타자)-박건우(우익수)-오지환(유격수)-이지영(포수)-최지훈(좌익수)의 라인업을 꺼냈다.
한국은 1회 초 가볍게 선제점을 뽑았다. 박해민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고, 이정후가 적시타를 때렸다. 이정후도 도루를 성공했고, 중국 선발 알렉스 카터의 폭투 이후 강백호가 안타를 쳐 2-0을 만들었다.
중국도 1회 말 반격에 성공했다. 량페이와 양진이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쳐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원태인은 두 타자를 범타로 이끌어냈으나, 장레이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차오지에에게 2타점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한국은 2회 다시 리드를 잡았다. 1사 만루에서 김혜성이 희생플라이를 쳐 3-2를 만들었다. 차오춘정의 폭투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3회에는 말 그대로 타선이 폭발했다. 기습 번트로 중국 내야진을 정신없이 흔들며 8점을 뽑아냈다. 4회에도 대량득점에 성공했다. 14-2로 앞선 2사 만루에선 박건우가 좌월 홈런을 쳐 콜드 게임 요건(5회 15점 이상)을 갖췄다. 5회엔 김하성이 또다시 그랜드슬램을 터트려 20점 차로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