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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가득한 숙소, 그마저도 나가라 해" 軍초급간부 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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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현역 중위가 공개한 간부 숙소. 사진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육군 현역 중위가 공개한 간부 숙소. 사진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한 육군 초급간부가 곰팡이가 가득하고 난방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열악한 상황에 대해 제보했다.

13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자신을 육군 예하 부대에서 복무 중인 중위라고 소개한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우리 부대는 인접 부대 간부 숙소를 협조해서 생활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이 숙소의 관리 부대가 군단에서 사단으로 변경되면서 사단 소속 부대가 아닌 간부들은 전부 3월 안으로 퇴실하라고 전파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접 다른 부대에 간부 숙소 협조를 시도했으나 5월 말쯤에 들어갈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현재 숙소에 거주하고 있는 간부들은 4월부터 5월 말까지 거주할 수 있는 곳이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 대해 간부에게 알리고 협조가 안 되겠느냐고 여러 차례 물었으나 계속해서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사단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거주하는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인계한 군단의 문제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육군 현역 중위가 공개한 간부 숙소. 사진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육군 현역 중위가 공개한 간부 숙소. 사진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육군 현역 중위가 공개한 간부 숙소. 사진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육군 현역 중위가 공개한 간부 숙소. 사진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A씨는 "현재 사는 숙소가 좋아서 남고 싶은 게 아니다"라며 숙소 내부를 찍은 몇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바닥 타일은 깨져있고 벽은 곰팡이로 가득하다. 부엌 싱크대도 내려앉았다.

그는 "80년대에 지어지고 리모델링과 수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곳곳이 금 가고 곰팡이가 슬고 가구는 부서졌다"며 "기름보일러에 기름 보급은 제때 이뤄지지 않아 한겨울에 실내 온도 영상 2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숙소여도 군인이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다"며 "하지만 부푼 꿈을 가지고 임관하는 후배들이 저의 경우처럼 잘 곳도 없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 공군 초급간부 역시 지난달 23일 육대전을 통해 모 비행단 독신자 간부 숙소 사진을 공개하며 "두 사람이 간신히 발 뻗고 누울 수 있는 이러한 방을 사람이 살라고 주는 것인지 최소한의 개인 공간도 보장되지 않는다. 초급간부들의 처우가 왜 이런 것인지 정말 비참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간부 숙소 부족 소요를 해소하기 위해 예산(신축 및 리모델링) 확대, 위탁개발, 법령개정(간부 숙소 대상자 전·월세 지원 확대) 등을 추진 중"이라며 "또한 노후 협소한 간부 숙소 개선을 위해 국방군사시설기준 개정을 통한 면적 확대(18→24㎡), 유지보수 강화, 30년 도래 간부 숙소에 대한 리모델링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초급간부 처우 개선을 위하여 3년 미만 초급간부에게도 주택수당이 지원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기재부, 인사혁신처)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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