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이승엽 감독(오른쪽)이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올 시즌 새로 지휘봉을 잡은 1976년생 동갑내기 이승엽(47) 두산 베어스 감독과 박진만(47)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나란히 비공식 데뷔전 승리를 신고했다. 반면 NC 다이노스 강인권(51) 감독은 마수걸이 승리를 다음으로 미뤘다.
먼저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5-3으로 이겼다.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8회초 1사 2루에서 허경민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 리드를 잡았고, 후속타와 상대 폭투로 1점을 더해 쐐기를 박았다.
이승엽 감독은 KBO리그 역대 최고의 홈런왕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1995년 데뷔 후 2017년 은퇴할 때까지 삼성 유니폼만 입고 467개의 아치를 그려냈다. 또, 이 기간 KBO MVP만 5차례를 받으면서 프로야구를 상징하는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은퇴 후 지도자로 돌아오지 않았던 이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역대 신임 사령탑 중 최고액인 3년 총액 18억 원으로 새 지휘봉을 맡았다.
두산은 이 감독의 비공식 데뷔전을 맞아 끈질기게 싸웠다. 선발투수로 나온 최승용이 1회 한동희에게 선제 2점홈런을 맞았지만, 2회 송승환이 추격의 솔로포를 때려냈다. 이어 3회 무사 3루에서 나온 안재석의 1루수 땅볼로 이유찬이 홈을 밟았고, 8회 허경민이 결승타를 터뜨려 이 감독에게 승리를 안겼다.

삼성 박진만 감독. 연합뉴스
이 감독과 1976년생 동갑내기인 삼성 박진만 감독도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같은 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3-1로 이겼다.
삼성은 외국인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3이닝 동안 52구를 던지며 4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또, 계투진도 실점을 1점으로 막으면서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타선에선 김태훈이 1-1로 맞선 8회 무사 2, 3루에서 2타점 우전 적시타를 터뜨려 수훈을 올렸다.
지난해 중도 퇴진한 허삼영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대행을 지냈다가 올 시즌 정식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산뜻하게 시범경기 레이스를 출발했다.

NC 강인권 감독. 연합뉴스
반면 박 감독처럼 지난해 감독대행에서 올 시즌 정식 사령탑으로 변신한 NC 강인권 감독은 패배의 쓴맛을 봤다. 창원NC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2-4로 졌다.
NC는 경기 초반 손쉽게 리드를 잡았다. 2회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석민이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상대 선발투수 이민호의 시속 141㎞짜리 직구를 통타해 왼쪽 담장을 넘겼다. 2년 전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과 이로 인한 징계 공백 그리고 부진 등으로 신음한 박석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기존 연봉 7억 원이 5000만 원으로 내려갔다. 94%라는 큰 폭의 삭감. 명예회복을 위해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칼을 갈았고,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대포를 쏘아올리며 재기를 알렸다.
NC는 곧바로 추가점도 냈다. 3회 선두타자 박민우의 좌전안타와 박세혁의 우전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에서 손아섭이 2루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를 때려냈다.
그러나 막판 집중력 부재가 아쉬웠다. 2-0으로 앞선 8회 올라온 임정호가 안타와 몸 맞는 볼, 폭투를 연달아 내주면서 2실점했다. 이어 9회에는 류진욱이 1사 2, 3루에서 손호영에게 2타점 우중간 2루타를 맞아 결승점을 허용했다.
과거 넥센 히어로즈 감독과 SK 와이번스 단장을 지낸 LG 염경엽 감독은 사령탑 복귀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