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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SVB발' 불확실성 예의 주시… 시장안정화 조치 연장 가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들썩이자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가 금융권 전반에 미칠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같은 위험 요인을 점검하기로 했다. 또 금융 리스크 확산에 대비해 기존에 시행한 유동성 관련 규제 및 시장안정화 조치를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직원이 본사 정문으로 들어서는 모습. SVB 파산 사태로 세계 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직원이 본사 정문으로 들어서는 모습. SVB 파산 사태로 세계 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3일 금융시장 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SVB 파산 및 시그니처은행 폐쇄 조치 등에 따른 시장 동향 및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사태가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는 않을 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면서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국내외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회의를 주재하며 “국내 금융회사는 일시적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상당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도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회사별로 마련된 비상점검 조달계획 점검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국은행 역시 이날 시장 점검 회의를 가졌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이번 사태가 국내 금리·주가·환율 등 가격 변수와 자본 유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면 적절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금융 시장에서 코스피·코스닥이 동반 상승하는 등 우려했던 ‘블랙 먼데이(월요일 증시 폭락)’ 는 벌어지지 않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지난 10일·2394.59)보다 16.01포인트(0.67%) 오른 2410.60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80.60)보다 0.29포인트(0.04%) 상승한 788.89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 시장에서 달러 당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1342.2원)보다 22.4원 오른 1301.8원에 마감했다.(환율은 하락)

김주현(오른쪽) 금융위원장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시장 현황 점검회의에 참석했다. 금융위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사진 금융위원회

김주현(오른쪽) 금융위원장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시장 현황 점검회의에 참석했다. 금융위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사진 금융위원회

하지만 금융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국내 금융 건전성의 ‘약한 고리’로 꼽히는 부동산PF 상황을 점검한다. 이번 사태의 여파가 자금 공급 경색으로 이어질 경우 자칫 부동산 PF 부실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질 수 있어서다.

또 거래 상대방의 부도로 은행이 대규모 손실을 떠안는 상황을 막기 위해 ‘거액 익스포저(위험노출액)’ 한도 규제를 올해도 연장해 내년 3월말까지 적용한다. 이는 바젤은행감독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으로 국내 은행이 연계된 거래 상대방별 익스포저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기본 자본의 25% 이내로 관리해야 하는 규제다. 규제 대상 익스포저에는 대출, 주식, 채권, 보증제공자의 보증 금액 등이 포함된다.

금융당국은 또 레고랜드 발(發) 자금경색 사태 대응을 위해 지난해 10월 실시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여기에는 은행 및 저축은행의 예대율 완화, 보험의 퇴직연금 차입한도 완화, 금융지주와 자회사 간 차입 한도 완화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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