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짜리를 50센트에 산다.
‘제2의 버핏’으로 불리는 가치투자의 대표주자인 세스 클라먼 바우포스트 최고경영자(CEO)의 투자전략인 ‘안전 마진’을 한 줄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진짜 가치(1달러)보다 싸게 사서 안전판을 확보한다는 건데요. 상방은 열려 있고 하방은 어느 정도 닫혀 있는 주식만 고른다는 가치투자 방식입니다.
그런 클라먼의 바우포스트가 지난해 4분기 구글과 메타, 아마존 등 기술주를 사들였습니다. 귀가 솔깃한 소식이죠. 알파벳은 지난 2월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산 주식이기도 하니까요(무려 1억3500만 달러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클라먼은 왜 알파벳(구글)을 샀을까요? 이 질문의 답을 이번 기사에서 탐구하고자 합니다.
투자자들이 지금 클라먼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약세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종목을 사도 ‘파란불’이 될 가능성이 큰 시기죠. 가치투자 대가의 조언을 들을 타이밍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클라먼은 자신의 저서 『안전 마진』에서 “가치투자는 하락장에서 빛난다. 시장의 하락이야말로 투자 철학에 대한 진정한 시험무대다”고 말했죠.
은둔형 고수인 만큼 클라먼에 대해 알려진 게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 손꼽히는 가치투자자인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의 도움을 받아 클라먼의 투자 철학과 지난해 4분기 포트폴리오를 분석했습니다. VIP자산운용은 『안전 마진』을 번역해 한국 투자자들에게 알린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픽=김유경 kim.youkyung1@joongang.co.kr
[STEP1] 안전 마진?…세스 클라먼의 투자 방식
워런 버핏이 ‘내 후계자가 될 만한 3명’으로 꼽았던 클라먼은 ‘은둔형 고수’입니다.(버핏이 후계자로 꼽았던 다른 두 명은 리 루와 그레그 알렉산더입니다.) 클라먼의 홈페이지는 아예 접근도 불가능하죠. “이 웹사이트는 바우포스트의 직원과 투자자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내걸고 외부인의 접근을 금하고 있죠.

세스 클라만이 1991년 집필한 『안전 마진』 . 지금은 절판됐다. 아마존에서 2600달러 가까운 가격에 중고책이 거래될 정도로 인기가 여전하다. 사진 아마존